MB-재벌총수 회동..이모저모

강기택, 김진형, 최명용 기자 | 2007.12.28 14:54

도시락 먹으며 격의없이 토론..아수라장된 취재경쟁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대그룹 총수들과의 첫 대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28일 이명박 당선자와 재계 총수들의 첫 간담회가 열리는 여의도 전경련 회관은 오전 일찍부터 수많은 취재진으로 북적였다. 총수들이 한명씩 도착할 때마다 경호원, 홍보직원과 취재진들 사이에 몸싸움이 계속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조 회장은 10시18분께 전경련 회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취재진들에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이 없었다.

조 회장에 이어 조양호 한진 회장과 이구택 포스코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허영섭 녹십자 회장이 몇분 가격으로 도착했지만 이들도 취재진에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가장 먼저 입을 연 총수는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일반적인 경제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규제개혁을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가장 적극적으로 응한 회장은 이어 도착한 신세계 구학서 부회장이었다. 구 부회장은 서둘러 엘리베이터에 타는 다른 회장들과 달리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기자들에 질문에 비교적 자세하게 답했다.

'보복폭행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승연 한화 회장이 도착하면서부터 전경련 로비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한마디라도 들으려는 취재진과 이를 막으려는 경호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러나 김 회장은 침착하게, 그리고 비교적 취재진에 질문에 성의껏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도착하면서 전경련 회관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10시50분쯤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 회장은 10시45분쯤 전경련 회관에 도착했다. 삼성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다행히 불상사는 없었지만 삼성 경호원들, 홍보팀 직원들과 기자들이 뒤엉켜 고성이 오가고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엘리베이터에 타기까지 10여분이 소요됐지만 이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거의 같은 시간에 도착한 구본무 LG 회장과 최태원 SK회장은 취재진의 시선이 정 회장에 몰린 사이 포토라인을 돌아 회의장으로 향했다. 구 회장은 따라붙은 기자의 질문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한마디만을 남긴채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최태원 회장은 가장 늦은 10시54분께 도착했다. 당초 재벌총수들은 50분까지 입장하고 55분에 이명박 당선자가 도착할 예정이었다. 재벌 총수 중 막내격인 최 회장이 지각을 한 셈이다. 최 회장은 취재진이 이명박 당선자의 도착에 신경이 쏠려 있는 틈을 타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이명박 당선자는 55분쯤 도착했다. 당초 청와대 경호실은 이 당선자에 기자들의 접근을 막겠다고 공표했다. 비표를 가진 풀기자단만 동행을 허용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취재진의 공세에 경호라인은 삽시간에 무너졌다. 이 당선자는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짤막하게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회장단회의는 도시락미팅이었다. 이 당선자가 의견을 많이 나누자며 도시락 식사를 제안해 도시락 회의가 이뤄졌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는 고급 와인에 거창한 식사가 기본이었다. 그러나 이 당선자의 실용주의 노선에 맞게 간단한 도시락이 배달됐다.

이 당선자는 친기업적인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고, 총수들은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경련측은 전했다.

회장잔 회의를 마치고 퇴장할 시점에는 경호라인이 한층 두터워졌다. 폴리스라인이 쳐지고 경호원들이 스크럼을 짜 이 당선자 및 총수들에 접근을 원천봉쇄했다.

입장할 때 기자들에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건희 회장은 지하주차장을 통해 빠져나가 기자들을 따돌렸다. 삼성 전략기획실은 이건희 회장의 동선을 기자들에게 노출하지 않기 위해 이 회장이 정문으로 나간다고 연막을 펴기도 했다.

총수들이 차로 이동하는 와중에도 아수라장은 재연됐다. 정몽구 회장은 기자들에 둘러싸여 대기하지 있던 에쿠스 리무진까지 한참을 걸어야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승연 회장은 차에 탈때까지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렸다. 총수들은 회의장 분위기를 전하며 투자 확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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