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바뀐 웹젠, 어디로?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07.12.28 08:35

전문경영 vs '먹튀' 시나리오 거론... 시너지 효과 미지수

웹젠의 최대주주가 김남주 사장에서 네오웨이브로 바뀌었다. 불과 0.06%의 지분율 차이로 벤처신화의 주인공이었던 김남주 사장의 오너십이 휘청거린 순간이다.

26일 네오웨이브가 공시한 바에 따르면 현재 네오웨이브의 웹젠 지분율은 6.33%. 김남주 사장은 6.27%다.

내년 3월 31일까지 지분율을 8.01%까지 늘리겠다는 네오웨이브에 대항해 웹젠은 우호지분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 경영권 분쟁을 종료하고 유상증자, CB(전환사채) 및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네오웨이브도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을 내비치며 공격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네오웨이브, 주식 매입 전 이례적 공시 '의혹'

네오웨이브가 웹젠이 적대적 M&A를 선언하면서 시장에서는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적대적 M&A를 감행하는 기업들이 먼저 속내를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재료가 노출되면 주가 상승으로 지분 확보 비용이 더 들기 때문.

반면 네오웨이브는 지난 11일, 이사회 결정 후 매입하겠다고 밝힌 8.01%의 지분 중 일부만 매수한 상황에서 타법인지분매입 결정 공시를 냈다. 매입일정은 거론없이 매입가격(133억원)과 매입 예정 지분율(8.02%)만 못박은 공시였다.

다음날인 12일 정정공시에서는 취득예정일을 12월 31일로 명시됐으나 이 역시 2008년 3월 31일로 변경하는 공시를 21일 내보냈다.

웹젠 관계자는 "정정 공시가 이어지면서 주가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취득 완료 후 공시하면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을 고려한게 아닌가. 시장을 교란시키려는 의도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된다. M&A로 인한 사업상의 시너지 효과도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네오웨이브 측은 "자기자본의 10%를 넘어서는 타법인 주식 취득의 경우, 그 결정이 내려질 때(이사회 의결) 공시를 해야하는 규정이 있어 지분 완전 매입 전 결정 공시를 하게 됐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통상 M&A가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기업을 인수대상으로 하는 반면, 웹젠이 네오웨이브보다 덩치가 커서 발생한 독특한 상황이라는 것.

◇전문경영 계기 vs '먹튀', 관건은 게임사업 의지

웹젠이 말하는 특수지분 21% 안에는 퇴사한 전 등기임원의 지분이 포함돼 있다. 엄밀히 말하면 특수관계인 지분이라고 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웹젠 측은 퇴사한 등기임원들이 창업 초기 김남주 사장과 동고동락한 만큼 변함없는 우호지분이라는 입장이다.

네오웨이브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웹젠을 주목해왔다. 우리는 무차입 경영기조 때문에 재무구조가 매우 건전하다. 총탄이 부족해서 지분을 매입하지 않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의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네오웨이브의 사업영역이 온라인 게임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먹튀'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시선과 함께 반대로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게임업체는 사람 장사다. 어차피 적대적 M&A를 해서 최대주주가 바뀐다고 해서 김남주 사장이나 핵심 개발 인력들이 손을 떼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한가지 시사하는 바는 게임업계 CEO들이 불황 속에 게임 개발에 주력하면서 상대적으로 전문경영을 펼치지 못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내년 3월 주총에서 양사의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올 4분기 경상흑자 전환이 예상되는데다 '뮤'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수백명의 개발자가 꼬박 3~4년을 매진해온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헉슬리' 상용화가 내년 1분기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간 웹젠의 경영성과가 좋지 않았고, 김남주 사장의 개인 지분이 경영권 방어에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게임사업의 특수성이나 김남주 사장의 조직 내 상징성, 네오웨이브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M&A가 득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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