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버핏 "미국에 베팅했다"는데...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12.27 15:40

올해 최대 이슈는 신용경색..변동성 대처하는 지혜 가져야

올해 전세계 증시의 최대 이슈는 단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와 이로 인한 신용시장의 경색이다. 재론의 여지가 없다.

(버크셔 헤서웨이 5년 흐름)
투자자들에게 신용경색은 변동성으로 다가왔다. 변동성은 공포의 다른 이름이다. 안정적으로 잘 오르던 주식이 뚜렷한 펀더멘털의 고장 없이 급락세로 돌변하는 순간, 투자자들은 모든 걸 다 잃는다. 평정심도, 이성도 잃고 결국 수익률도 잃는다.

8월 이후 주식시장은 예외가 아니었다. 서브 프라임 문제는 미국과 유럽에서 터졌지만 증시는 연쇄적으로 반응했다. 미국과 유럽, 동아시아, 중국을 순회하며 12월까지 내내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흐름을 반복했다.

개별종목은 증시보다 더 불안했다. 심지어 '전설의 투자자'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헤서웨이도 한차례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페트로차이나 고점 매도 등을 통해 신용경색을 속에서 사상최고가를 경신한 버크셔 헤서웨이.

12월11일 1주당 15만2000달러에 육박하던 버크셔는 열흘이 채 지나지 않아 2만달러나 급락했다. 비싼 것 한편으로 안정적인 흐름으로 명성이 높은 버크셔에겐 보기 드문 변동성이었다. 현재가는 13만8500달러.

주가는 펀더멘털(기본기)이 100%를 설명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사상최고 실적을 냈다는 뉴스에 주가가 급락했다. 차익매물이 나오며 공급 우위의 수급이 심화됐고 증시도 약세 흐름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다시 한번 명심해야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선택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펀더멘털은 다양한 요소로 구성돼 있다. 기업을 둘러싼 증시 환경, 기업이 속한 업종 동향, 지나간 실적, 현재의 이익 여기에 미래에 대한 예측까지를 망라한다. 최고경영자의 자질도 빼놓을 수 없다.

펀더멘털을 중시해야하는 이유는 '운이 나빠' 고점에서 주식을 샀다해도 기본기가 탄탄하면 기다릴 수 있어서다. 속된 말로 수익이 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러나 기본기가 없는 주식은 기다리면 큰 화를 입기 마련이다. 문제는 기본기에 자신이 없는 주식은 끝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데 있다.

기본기가 강한 종목만 골라 장기투자를 한 덕에 버핏은 신용경색에서 더 많은 돈을 벌었다. 풍부한 현금으로 그의 버크셔 헤서웨이는 어느덧 단순한 지분 투자가 아니라 머몬이라는 복합기업(우리나라의 대기업집단) 성격이 강한 마몬 홀딩스 지분을 60%나 매입, 전격적인 인수를 단행했다. 투자자금만 45억달러에 달했다.

버핏이 26일(현지시간) CNBC와 가진 인터뷰는 의미심장하다. 대가의 여유와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아울러 미국 경제를 보는 버핏의 생각도 읽을 수 있다.

마몬의 인수에 대해 그는 "미국에 장기적으로 크게 베팅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다음은 일문일답의 일부분이다.

-왜 마몬인가
(마몬그룹은 수도관부터 전선까지 다양한 산업기기를 만드는 125개 기업을 소유
하고 있는 지주회사다. 마몬그룹을 버핏에 매각한 프리츠커 가문은 하야트호텔 체인을 소유하고 있는 미국 최대 부호 가문 중 하나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여하는 재단으로 유명하다.)
"우리 입맛에 맞는다. 삶에 필수적인 사업을 한다. 경영도 잘했다. 큰 거래를 할 만한 좋은 기회였다."

-포트폴리오가 125개나 되는 대기업을 시장에서 좋아할까. 버크셔 헤서웨이의 가치향상에 도움이 되겠는가
"그렇다. 우리한테는 OK다. 우리를 대기업집단으로 불러도 된다.(웃음)"

-투자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가치다. 기업 가치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험은 오늘이나 내일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10년이나 20년후 마몬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마몬은 중국이나 유럽에서도 영업을 하지만 핵심시장은 여기 미국이다. 버핏이 미국에 크게 베팅했다고 봐도 되나
"마몬은 매우 기본적인 미국의 산업(미국시장에서 이익의 대부분을 얻는 기업)이다. 베팅이 맞다. 길게보고 미국에 크게 베팅했다."

-일단 60%를 사고 나머지는 앞으로 6년간 사기로 했는데...
"오너인 프리츠커 가문이 원했다. 파는 사람을 최대로 배려하려고 했다. 일부 주주들은 앞으로 마몬의 실적이 증가하는 것을 이용해 더 높은 가격에 팔고 싶어할 것이다. 우리에게도 좋은 현상이다. 남은 기간 훨씬 더 높은 수익을 바란다."
(이하 줄임)

버핏은 "만일 파산한다해도 딜은 좋아할 것"이라며 웃었다. 그리고 신용경색이 좋은 기회지만 금융시장 입장에서 바닥을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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