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27일(13: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대형M&A시장에서 '루키(Rookie)'로 꼽히는 CJ는 이번 인수전을 통해 택배 등 물류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꿈꾸고 있다.
매물로 나온 대한통운과 함께 현대택배, CJ GLS, 한진택배는 국내 택배업계의 메이저 4대 업체.
CJ는 지난해 삼성물산이 보유했던 HTH택배를 인수하면서 CJ GLS의 덩치를 줄곧 키워왔다. CJ 관계자는 "대한통운과 합병한다면 국내 독보적인 지위 확보에 이어 세계적 수준의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인수전 참가목표를 밝혔다. 인수후보군 가운데 CJ가 내세우는 강점 역시 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중소형 규모의 M&A시장에서만 얼굴을 내비쳤던 CJ는 조단위가 넘는 메가딜의 참여경험 부족이 최대 취약점이다.
이번 인수전은 가격협상력 외에도 법원의 의지, 구주처리문제, 리비아 리스크 등 각종 변수들이 난무하고 있어 대형 인수전의 '노하우'를 얼마나 보유했는지가 관건이기 때문.
CJ는 이번 인수전에서 가격배점이 어느정도인지,또 내년 6월까지로 예정된 리비아 대수로 공사 완공증명서(FAC) 취득이 얼마나 확정적인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가격싸움에서야 대형후보군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으니 다른 측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인 셈. 또 엄청난 자금투입이 불가피한 만큼 '매력적인 딜'인지 돌다리도 두들겨본다는 심정으로 내부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인수계획과 관련, CJ는 우선 자문사로 BNP파리바를 선정했다. 인수금융은 CJ측이 보유한 현금과 유가증권 등(장부가액 560여억원)을 기반으로 삼아 차입, 사채발행, 자산매각 등을 통해 나머지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CJ측 관계자는 "아직까지 세부적인 자금차입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현재 시중은행들과 금리 등 대출조건을 협상중이다"고 밝혔다.
대한통운의 경우 인수자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한후 감자할 가능성까지 감안한다면 은행권의 리스크는 매우 낮다는 게 업계의 평가. 다만 최근 유동자금 부족상황때문에 은행권에서 차입을 일으킬 때 금리협상에서 다소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CJ 뿐만 아니라 차입이 불가피한 후보들 대부분에게도 적용되는 사항이기도 하다.
인수후 계획과 관련, CJ는 대한통운 기존 임직원에 대한 전적인 고용승계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CJ관계자는 "대한통운 직원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사업확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CJ는 과거 HTH택배를 인수할 때도 임직원의 고용을 그대로 보장했으며 이 같은 방침은 대한통운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CJ측의 입장에도 불구, 사업적인 측면에서 일부 교통정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의 경우 대한통운의 택배, 육상운송 사업등에 대한 관심은 지대하지만 하역부문, 렌터카 등 이른바 '메인 비즈니스'가 아닌 분야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이렇다할 계획을 내놓지 못한 상태.
이들 분야의 사업성이 얼마나 높은지에 검증과 함께 인수후 어떤 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지 등을 좀 더 고민해 봐야 한다는 의사표현인 셈이다.
업계가 CJ에 대해 주목하는 것은 자금력과 인수의지다. 내부적으로도 엠플 등 일부 자회사 구조조정과 매각이 동시 진행중이고 대형물건 시장에 본격적인 참여를 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인수의지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평이다. 하지만 '총성없는 전쟁'으로 불리는 M&A전에서는 최종승자 나올때까지 그 누구도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