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제 개편, 원자재 가격 불안 심화"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7.12.27 08:10

WSJ 보도

중국이 철강 수출 관세를 인상하고 휘발유 등 에너지원의 수입 관세를 인하하는 일련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석탄, 구리를 비롯한 에너지 집약 산업에서 탈피하고 국내 에너지난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의 이번 조치가 결과적으로 전세계 시장의 공급 물량을 떨어 뜨려 가격 급등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재무부가 발표한 개편안의 핵심은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수출 관세 인상은 석탄, 철강, 구리 등 환경 오염원을 다량 유발하는 자원의 소비를 줄여 환경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도다. 수입 관세 인하는 에너지 수입을 촉진해 수급불안을 해소하겠다는 생각이다. 둘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무역수지의 균형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코크스의 수출 관세는 기존 15%에서 25%로 상향된다. 철강판의 수출세는 15%에서 25%로 오르고 다른 철강 제품의 관세도 현재 5~10% 수준에서 15%로 상향된다.

코크스는 철강 제조에 사용되는 원재료로 중국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개편안이 실행되면 환경 오염은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안 그래도 비싼 코크스 가격은 더욱 비싸질 전망이다. 중국의 코크스 생산량은 글로벌 생산의 절반을 넘는 데다 코크스 세계 교역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또 3%였던 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0%로 인하, 사실상 폐지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보크사이트로 알루미늄을 만드는 대신 수입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환경 오염을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국제사회 물량을 감소시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구리의 수입 관세 폐지도 마찬가지다.


런던금속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구리 수입 관세를 2%에서 0%로 낮춤에 따라 내년 런던거래소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거래소의 한 트레이더도 "중국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면 결국 해외에서 가격 인상 요인이 되고 나중에 중국의 수출업체들이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휘발유, 디젤유, 등유의 수입 관세가 2%에서 1%로 조정됐다. 석유 관세는 3%로 유지되지만 나프타 관세는 6%에서 1%로 대폭 인하된다. 수입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 국내 에너지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난 2년간 중국의 무역흑자는 연간 700억 달러 이상 증가해왔다. 따라서 철강 등 제품의 수출 감소는 무역수지 개선에도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이 비슷한 행보를 보였을 때에도 큰 영향은 없었다"며 중국의 개편안을 반기지 않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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