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 5년 시간 벌었다

産銀ㆍ수출입銀 등 대주단, 신디케이트론 만기연장 동의

이 기사는 12월27일(07:2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동부하이텍이 올해 최대 난제인 1조3000억원 가량의 신디케이트론 5년 만기연장에 성공했다. 채무 상환기일이 5년 뒤로 미뤄진 만큼 반도체 사업 정상화에 매진할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동부하이텍 고위 관계자는 26일 "대주단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신디케이트 론 만기를 5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며 "대주단으로서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원리금을 제대로 상환받을 수 있고, 회사는 5년의 시간을 벌어 경영 정상화의 기회를 잡아 윈-윈(Win-Win)의 결과"라고 말했다.

1조3000억원 가량의 신디케이트 론은 동부하이텍(구 동부한농)이 동부일렉트로닉스를 합병하면서 물려받은 것으로 회사 전체 부채(9월말 현재 2조4895억원)의 절반에 달한다. 산업은행 등 10여개 금융기관이 관계돼 있다.

신디케이트 론은 1조1400억원의 원화 신디케이트론(산업은행 신용보강약정 1200억원 포함)과 수출입은행 외화대출 1억5000만달러로 구성돼 있다. 트랑쉐(Tranche)별로는 A~D까지 각각 4550억원, 1억5000만달러, 3120억원, 2530억원이다.

↑자료:회사 공시(2007년 9월말 현재기준)

회사 관계자는 "트랑셰마다 만기가 다른데, 만기가 돌아오는 대로 원금부분에 대해 5년동안 연장을 해주기로 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연장을 해 주었기 때문에 다른 금융기관들도 이에 따라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번 만기연장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동부하이텍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일 수도 있었다. 대주단과 맺은 자금인출 선행조건이 충족돼 대규모 자금상환 요구에 직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주단과 맺은 재무약정중 올해 연말 부채비율 550%는 동부한농과 합병으로 문제없이 달성이 가능하지만 이자비용 대비 상각ㆍ이자전 영업이익(EBITDA) 배율 2.0배(9월말 기준 1.6배)를 맞출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웠다.

만기연장의 조건도 비교적 회사측에 유리하게 조정됐다. 내년말 맞춰야 하는 부채비율은 210%에서 300%로 대폭 완화됐다. 동부한농과 합병을 했지만 9월말 현재 부채비율이 260%를 넘는 동부하이텍으로서는 큰 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300%의 부채비율을 내년말까지 맞추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업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고 해도 향후 5년간 대주단과 맺은 약속을 지키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만기연장에 합의하는 대신 대주단은 부채비율 등 재무비율 약정 외에도 9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2009년말까지 자산매각 등을 통해 9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담보부사채 등 일부 부채상환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동부하이텍은 이를 위해 이미 최근 계열사인 동부화재 지분을 전량 매각해 16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했고, 비록 지분율이 0.8%에 지나지 않지만 실트론 주식매각도 자구계획의 성과에 포함된다.

분리독립시킨 동부합금철 매각도 중요한 자구계획중 하나의 복안이다. 회사 관계자는 "동부합금철은 2009년 상반기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일부 지분 매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장 이전에라도 다른 방법이 있으면 매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시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부합금철의 전체 시장가치를 4000억원까지는 볼 수 있어 상당한 규모의 현금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