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기상도]EU-日 기댈 언덕이...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8.01.01 11:55
2005년 하반기 시작된 유럽연합(EU)의 경제 성장세는 2006년 고점을 찍은 후 2007년 들어 둔화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쓰나미가 유럽 대륙을 강타한 탓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08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성장 저물가'의 골디락스 시대가 저물고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는 데다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의 수요가 성장 둔화 여파로 줄어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성장률 1% 감소는 EU 성장률 0.25%포인트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2007년 EU 경제는 비교적 견조한 성장세를 이뤄냈다.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세금부담이 완화되는 등 고용사정이 개선되면서 민간소비 및 투자 호조가 신용경색의 영향력을 일부 상쇄한 덕분이다.

그러나 EU 권역의 경기체감지수는 7월 이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향후 6개월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Ifo지수는 5월 이래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고금리 정책과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기업 및 소비자 심리에 타격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고유가와 식료품값 급등에 따른 애그플레이션도 복병이다. 유로존의 11월 인플레이션은 전년동기 2.6%에서 3.1%로 상승, 6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전문가 예상치와 ECB의 목표치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에너지 및 식료품 비용 급등이 전체 물가를 끌어 올렸다.

이에 따라 주요 국제기구의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이 잇따랐다. EU집행위는 유로존 13개국의 2008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당초 2.5%에서 2.2%로 내렸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도 "유로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2008년 경제성장이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EU경제는 경착륙은 면할 것으로 보인다. ECB가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막대한 유동성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경제의 연착륙 유도를 위해 금리를 내릴 수도 있기 때문. 금리 인하는 유로화 약세에도 기여해 수출 기업의 숨통을 터주는 효과도 발휘한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일본의 사정도 녹록지는 않다. 일본은 '신용경색, 고유가, 식료품 값 급등'이라는 글로벌 3대 악재 외에 미국과 마찬가지로 주택시장 둔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은 2005년 부실 시공 사태가 불거진 후 건축 허가 절차를 강화, 신규 건설 허가가 지연되면서 주택 시장 둔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급기야 일본 내각부는 2007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1.3%로 하향했다. 2008년 전망 역시 2%로 내렸다.

실제 4분기 일본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엿볼 수 있는 단칸 제조업지수는 19를 기록, 전문가 예상치와 전분기에 모두 못 미쳤다.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엔화의 상대적 강세도 기업들의 부담을 키웠다.

크레디트스위스와 맥쿼리은행도 주택시장 침체를 이유로 일본의 성장 전망치를 각각 2.9%에서 1.7%로, 2.5%에서 1.9%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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