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상의 거래는 '두 얼굴의 사나이'

[머니위크]송혁준의 회계 여행

이제부터 본격적인 회계여행을 떠나보자. 여행의 첫 번째 관문은 회계상의 거래와 거래의 이중성이다. 모임이든 기업이든 돈을 계산하고 기록하는 것이 가장 골치 아프다. 하지만 거래의 이중성에 따른 회계의 기록방법(이를 복식부기라 한다)을 이해하면, 이전과는 달리 체계적이고 편리한 방식으로 돈의 계산과 기록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업의 복잡한 거래에도 똑같이 적용이 가능하다. 회계기록 방법을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기업의 경제활동 중 회계기록 측정의 대상이 되는 회계상의 거래와 거래의 이중성이란 무엇일까.

사업을 하다보면 다양한 경영활동이 연속적으로 이루어진다. 회계에서는 과연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거래를 전부 기록하는 것일까. 정답은 어떤 거래는 회계를 기록해야 하고 어떤 거래는 회계기록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회계의 목적은 영업이나 경영활동에 따라 기업의 재무상태를 파악하고(대차대조표), 경영성과인 이익을 측정하여 보고하는 것이다(손익계산서). 따라서 회계에서 기록해야 할 것은 기업의 재산이나 재무 상태에 변화를 가져오는 경제적 사건이며, 이를 회계에서는 거래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회계상의 거래는 다양한 경영활동 중에서 자산, 부채, 자본의 증감변화를 가져오는 거래이며, 그 변화의 크기를 금액으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활동을 화폐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것만이 회계상의 거래로 인정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유능한 기술자 영입이나 차별화된 공정의 채택 등은 기업이나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경제적 자원의 변동일 수 있으나 금액으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회계상의 거래가 되지 못한다.

이러한 회계상의 거래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거래 개념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품의 매매계약, 은행과의 차입계약 등은 일상적으로는 거래라고 하지만 회계상의 거래는 아니다.

반면에 현금의 도난과 분실, 화재나 재난으로 인한 상품의 멸실,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등은 일상적으로는 거래라고 부르지 않지만 회계에서는 화폐적 측정이 가능하며 기업의 재무상태인 자산, 부채, 자본에 변화를 초래하므로 회계상의 거래에 해당된다. 결론적으로 어떠한 경제적 사건이 회계상의 거래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거래로 인하여 자산, 부채, 자본의 변화를 초래하고 금액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회계의 출발점은 기업이나 사업에서 무수하게 발생하는 다양한 경영활동이나 경제적 사건 중 회계상의 거래를 식별하는 것이다.

회계상의 거래를 바탕으로 거래의 이중성을 살펴보면, 거래는 두 얼굴을 지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사건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원인),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결과). 하지만 지나치게 무리를 하면(원인), 병을 얻게 된다(결과) 등이 일상적인 사건의 예이다. 마찬가지로 회계상의 거래에도 반드시 원인과 결과가 존재한다.

모든 회계상의 거래에도 자산, 부채, 자본의 변화를 초래하는 원인과 결과라는 두 가지 속성이 함께 들어 있다. 예를 들어 은행으로부터 100만원을 차입한 거래의 경우를 분석해보자. 은행에서 빌렸기 때문에(원인-부채증가), 현금이 100만원이 늘었다(결과-자산증가)고 볼 수 있다. 건물을 구입하고 현금을 1억원 지급한 거래의 경우에도 건물을 구입하였으므로(원인-자산의 증가), 현금을 지급하였다(결과-자산의 감소)로 분석할 수 있다.

이처럼 모든 회계상의 거래에서는 한 쪽은 원인이 되고, 다른 쪽은 결과가 됨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모든 회계상의 거래는 하나의 거래가 원인과 결과라는 두 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이를 거래의 이중성이라고 한다. 회계기록 방법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거래의 이중성에 기초하여 원인과 결과를 동시에 기록한다는 것이다.
이를 회계에서는 복식부기라고 하는데, 복식부기란 거래의 이중성에 따라 거래의 양면을 기록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복식부기는 거래의 이중성에 따라 기록되므로 거래의 원인과 결과를 알게 해주며, 특정 자산이나 부채의 변동 원인과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단식부기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초보적인 기록방법으로 거래의 이중성에 따른 원인과 결과를 동시에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현금의 수입이나 지출만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단식부기는 거래의 어느 한 쪽만을 기록하기 때문에 모든 자산, 부채, 자본의 증감변동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이나 사업에서 특정시점의 재무상태와 일정기간의 경영성과를 정확하게 알려면 거래의 이중성을 고려하여 거래의 원인과 결과라는 양면을 모두 기록하는 회계기록 방법인 복식부기를 사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