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산타랠리, 증시우려 감소신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2.22 12:45

"美 경기 침체로 빠지지 않는다" 낙관론 대두…기업실적 뒷받침

월가가 신용경색 위기에 대처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역할론을 드디어 믿기 시작했다. 연준이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믿음이 굳건해지기 시작한 것.

뉴욕 증시도 이러한 낙관론을 반영하듯 매수세가 유입되며 이틀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른바 진정한 '산타클로스 랠리'가 시작된 셈이다.

투자자들의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향후 뉴욕 증시 향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때마침 금융기업들을 제외한 일반 기업들의 실적 호조도 이어지면서 호재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20일 뉴욕 증시가 부진한 베어스턴스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동인은 오라클의 실적 호조가 뒷받침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에 따라 오히려 최근 증시 부진이 매수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1일(현지시간) 단기 금융 시장의 믿음을 되살리기 위해 2주마다 한번씩 시장이 '필요한 만큼'(as long as necessary)의 충분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러한 유동성 공급이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공동으로 300억달러 가량을 단기 금융 시장에 공급했다. 연준이 200억달러, ECB가 100억달러를 공급한 것. 연준은 이번 자금 지원에 적용한 금리를 4.67%로 설정, 4일전 유동성 지원때인 4.69%보다 2bp 낮췄다.

이는 연준이 시중 은행에 자금을 빌려줄때 적용하는 재할인율 금리인 4.75%보다 낮은 것으로, 최근 치솟고 있는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발휘해 금융 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과 ECB의 유동성 공급에 화답하듯 뉴욕 증시와 유럽 주요 증시는 이날 화끈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05.01포인트(1.55%) 오른 1만3451.06으로 장을 마쳤다. S&P500과 나스닥지수도 각각 1.67%, 1.94% 급등했다. 영국 FTSE100지수도 1.4%, 프랑스 CAC40지수는 1.66%, 독일 DAX30지수도 1.7% 상승하는 호조를 나타냈다.


특히 뉴욕 증시의 상승세는 지수선물과 지수옵션, 개별종목선물 및 옵션이 일제히 만기를 맞는 '쿼드러플 위칭'이라는 악재를 뚫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날 채권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채권에서 증시로 말을 갈아타면서 채권 매물이 쏟어졌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분위기 반전으로 향후 증시 상승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WP 스튜어트 자산운용의 회장인 짐 어워드는 "기술주의 좋은 실적에 힘입어 크리스마스 랠리가 다시 시작됐다"면서 "아직 금융기업들의 추가 상각이 있겠지만, 분위기는 좋다"고 분석했다. 애틀란틱 트러스트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알프레드 쿠겔도 "시장이 연말 휴가철을 맞아 내년 초반까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투자전략가인 피터 카딜로는 "기업 실적 호전 소식이 이어지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 국 중앙은행들의 연계가 시장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베이커 그룹의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인 제프리 코프론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면서 "아주 적절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톤&매카시 리서치 어소시에이츠의 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킴은 "시장이 필요한 만큼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발표는 연준이 보유액을 조정해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융통성을 발휘하겠다는 신호"라면서 "연준이 (신용시장 안정에 대해) 더 이상 할일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이는 아주 좋은 징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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