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줄이는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하라

정리 = 이정흔 기자 | 2008.01.02 16:31

[머니위크 커버스토리]신년 대담 - 2008 재테크 전략

재테크는 전략이라고도 하고 습관이라고도 한다. 2008년을 처음 시작하는 이때, '똑소리 나는' 재테크 계획을 세우기 위해 투자자들이 꼭 알아두어야 할 습관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턴트, 김영호 재정전략연구원장,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점 PB팀장으로부터 '새해 바로 잡아야 할 재테크 습관'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기대수익률 낮추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 = 새해 1년을 전망하고 세워야 하는 가장 중요한 재테크 전략은 무엇인가. 또 그 전략을 이루기 위해 일상 속에서 어떤 실천습관을 갖는 게 좋은가.

▶신동일 국민은행 압구정점 PB =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자신의 최고 수익률을 자산의 원금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따지고 보면 소액투자자들에게 수익률 100%는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흔치 않는 기회다. 이처럼 높은 수익률을 맛본 투자자들은 특히 투자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손실을 봤다는 느낌 때문에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수익률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기대수익률을 적정선으로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

이른바 '부자들의 투자'법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부자들은 의외로 '고수익 단기' 상품 투자 비율이 적다. 퇴직연금과 같은 정기예금의 비율이 오히려 더 높다. 단기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다릴 줄 아는 '신중함'을 부자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턴트 = 투자를 결정할 때 장기적인 안목이 강조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주식의 경우 대부분 장기 보유하면 부동산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최소 5년 이상을 꾸준하게 보유하고 있으면 분명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중간 과정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단기적인 수익률에 따라 여러 펀드 상품들을 옮겨다니다 보면 오히려 손해만 더 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조금 늦었더라도 따라 들어가는 게 나은 경우도 물론 있다. 뒤늦게 뛰어들었다해도 그때부터 어느 정도 수익률이 나올 때까지 잘 기다리면 된다. 문제는 '잘 기다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뒤늦게 합류한 사람들의 경우 조급증이 더해져 기대수익률에 조금만 못 미쳐도 쉽게 다른 펀드로 옮겨 가기 위해 눈치를 본다. 이 같은 과정이 악순환 되다 보니 손실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김영호 재정전략연구원장 = 개인투자자들이 범하기 쉬운 가장 흔한 실수는 '어느 펀드가 고수익을 올렸다'는 소문이 퍼지면 그제서야 뒤늦게 따라 들어간다는 점이다. 남들이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퍼질 때쯤이면 그때는 환매를 고려해야 할 때다. 수익을 노리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

◆재테크도 공부 우선이 필수

-사회 = 2007년 재테크 시장의 가장 큰 화제는 '중국펀드' 열풍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펀드가 수익률 100%를 웃도는 고수익 펀드로 입소문을 타면서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의 경우 최근 수익률이 20~30%까지 떨어져 속앓이를 하고 있는데 조언을 한다면.

▶송 = 현재는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조정기를 거치면서 잠시 냉각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 조정기 없이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계속 높아지기만 했으면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도 더욱 불안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경기 흐름으로 판단했을 때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국 펀드의 냉각기가 소액투자자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김 = 중국펀드로 롤러코스터를 탄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다. 현재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는 것은 중요하지가 않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중국 경제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최소 2009년까지는 괜찮을 것으로 판단한다.

▶신 = 실제 은행에서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권할 때도 이론적으로 '분산투자'나 '기간 조정'의 필요성을 자주 언급한다. 하지만 실제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이론적 전략이 잘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수익률'이 상품 선택의 최우선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투자자들은 중국펀드 투자로 손실을 보기도 했지만 덕분에 '투자의 기본'을 배운 셈이다.

-사회 = '중국 펀드 열풍'으로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재테크 기본을 다시 한번 깨달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지 않고 재테크의 기본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김 =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기 전에 경제공부를 철저히 해야 한다. 주식과 같은 직접투자의 경우 개인투자가 상당수가 경제에 대한 기초지식없이 주식종목부터 고르려고 한다. 공부에 왕도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부딪치고 보자는 식은 수업료가 많이 필요한 방법임에 틀림없다.

재무제표를 읽는 법,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법 등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는 분명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원금은 잃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전업이 아니라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주식을 제대로 공부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간접투자가 적당하다.

▶신 = 네이버 같은 포털 사이트는 물론 시중에 나와 있는 경제신문들만 잘 활용해도 좋은 자료들을 공짜로 받아 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정보가 제공되는 머니투데이 등 인터넷 경제 사이트를 컴퓨터 메인 화면으로 설정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경제정보를 자주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재테크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영향력이 큰 습관이다.

◆재테크 제1원칙, '지출보다 저축이 먼저'

- 사회 =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 또 어디다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좋은가.

▶송 = 돈을 모으는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년 재테크 전망이 다르기 때문에 돈을 모으는 방법은 그때그때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얼마만큼의 돈을 모을 것이고 모은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 등의 목적이 분명해야 이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지출'이다. 나는 항상 "소비를 지르는 것 보다 저축을 먼저 지르라"고 말한다. 지출하고 남는 돈을 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저축하고 남는 돈으로 지출한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예비자금을 꼭 준비해 두었으면 한다. 저축에서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어느 정도 저축을 잘 해오다가도 급하게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적금을 해약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럴때 활용할 수 있는 예비자금이 있다면 꾸준한 저축이 가능하다.

▶김 = 일부러 저축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우선 어떤 상품이든 은행에서 가입을 하고 나면 목적의식이 생기게 되고 돈을 모으는 재미를 알아 갈 수 있을 것이다. 강제성을 위해 '자동이체'를 신청해 놓는 것이 좋다.

자산의 일정 정도는 '변액보험'과 같은 안정적인 투자처에 배분하고 나머지 자산으로 주식이나 펀드 등을 운용하는 게 이상적이다. 변액보험은 노후자금 대비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변액보험과 같은 상품은 수익률보다 안정성에 우선을 두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중ㆍ단기 펀드를 적절히 운영하고 여유자금이 있다면 국내나 해외의 공격적인 펀드를 운용해 볼 것을 권한다.


-사회 =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사회 초년병이나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서민들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여력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신=어떤 상품을 골라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보다 우선하는 건 '실천'이다. 우선은 '가족 펀드'를 권유하고 싶다. 나의 경우 현재 딸 둘을 포함한 가족들의 이름으로 각각 다른 펀드에 가입해 놓은 상태다.

똑같은 원금으로 시작했지만 상품에 따라 그 결과는 판이하다. 그러다 보니 딸들이 자연스럽게 펀드와 같은 경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나 역시 딸들에게 설명을 해주기 위해 신문과 같은 경제자료를 꼼꼼히 챙기게 된다. 무엇보다 가족 수에 따라 자연스럽게 분산투자가 이루어지고 자녀의 펀드는 장기투자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점 또한 '가족 펀드'를 권하는 이유다.

▶송 = 가장 확실한 자산은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시간'이다. 젊은 시절 남들보다 일찍 재테크 관리를 시작하면 처음에는 작은 액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산 가치가 점점 커지면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김 = 개인적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먼저 사는 방법으로 지출을 줄였던 경험이 있다. 대출 이자를 갚아야 하니 '내집 마련'의 목적 외에 자연스럽게 지출 또한 줄어들게 됐다. 부채도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회사에서 사택을 마련해 주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람의 경우 나중에 자신의 집마저 마련하지 못한 경우를 많이 봤다. 재테크의 제1원칙은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하면 그 이자를 갚기 위해 자연스럽게 지출이 줄어들 수 있다.

▶송 = 꿈을 주는 부채는 꼭 갖고 가는 것이 좋다.

◆짠돌이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 사회 = 저축의 가장 큰 적은 신용카드일 수 있다. 신용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점을 고려할때 신용카드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송 =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돈을 지출한 후에 그 금액이 청구되는 신용카드보다 현재 가진 돈 안에서 융통할 수 있는 체크카드가 현실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다.

▶신 = 부자들의 생활 습관을 보면 무엇보다 '꼼꼼한 지출 관리'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신용카드도 마찬가지다. 청구서가 나오기 전부터 미리미리 신용카드 지출을 기록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수시로 지출액을 확인하며 자신이 설정해 놓은 '한도액'을 넘어섰을 경우 경계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지출이 줄어들 것이다. 신용카드 뿐 아니라 모든 지출 상황을 꼼꼼히 기록하는 것은 부자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공통된 습관인 것 같다.

또 신용카드 등은 사용 한도액을 카드사에 미리 신청할 수 있다. 일회 사용액이나 한달 사용액 등을 미리미리 제한해 놓으면 필요 이상의 지출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다.

◆주식 강세 계속될 듯

-사회 = 일반인들이 금융기관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는가.

▶김 = 펀드나 보험을 가입할 때 서류상 확인할 수 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믿어선 안된다. 금융상품은 단어 하나에도 그 뜻이 상당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원금 보전인지 원금 보장인지 이런 용어들을 하나하나 꼼꼼이 따져봐야 한다.

대출 시 금리도 협상할 수 있다. 쉽지만은 않겠지만 협상을 통해 단 0.1%포인트라도 줄일 수 있다면 시도해 볼만 하다.

▶신 =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수입 규모와 지출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선택해 효과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송 = 모르면 물어보는 자세도 중요하다. 가까운 금융기관이나 은행 등에 들러 금융 상품에 대해 상담을 신청하면 누구나 친절하게 알려준다. 채권 등 다양한 상품들에 대한 안내책자도 잘 마련돼 있다. 재테크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재미가 재테크를 위한 가장 든든한 자산이다.

-사회 = 마지막으로 신년을 맞아 재테크 전망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다. 주식, 펀드, 부동산, 정기예금 등 다양한 재테크 방법 중에서 2008년에 중심 축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김 = 주식과 원자재가 내년에도 꾸준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의 경우 2009년까지 가격 상승의 가능성이 높다. 주식도 미국 경제 등 변수가 많긴 하지만 이 두 가지 상품 중에서 자신이 잘 알고 있는 것을 중심 투자 항목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 = 저축보다 투자를 우선하는 재테크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주가가 1900선에서 방어를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국내 증시의 내성이 강해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실제로 내년에도 2500~3000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도 필요하다.

▶송 = 재테크 시장도 수요와 공급에 의해 수익률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부동산보다는 주식이 유리하다고 본다. 그러나 한 곳에 몰리지 않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금리변수도 있기 때문에 금리에 좌우되는 금융상품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손실을 줄이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행 = 김성욱 머니위크 취재팀장>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