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 재벌기업 투자 본격화되나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송선옥 기자 | 2007.12.20 15:02

삼양그룹 계열사 투자…"대기업에 투자 할 것" 꾸준히 천명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일명 장하성 펀드)가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양제넥스 지분 보유 사실을 밝히면서 이미 천명했던 대기업 투자가 본격화됐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하성펀드는 경영 참여 목적으로 삼양제넥스 주식 15만2633주(5.11%)를 확보했다고 20일 공시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는 장하성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장이 투자고문을 맡고 있어 통상적으로 장하성 펀드로 불린다.

장하성펀드는 삼양제넥스가 시가총액에 버금갈 만큼 현금성 자산과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체적 투자계획 없이 현금이나 투자자산을 주주를 위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서는 장하성 교수가 꾸준히 가능성을 언급했던 지배구조 개선 목적의 대기업 투자가 본격화됐는지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장하성 펀드는 "펀드 규모가 3000억 ~ 4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자금력을 갖춘 만큼 (파급력이 큰) 대기업 계열사에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 동안 장하성펀드는 자금력의 한계 등으로 태광그룹 외에는 규모가 큰 대기업 계열사에 투자하지 않았었다. 태광그룹 투자 당시에도 주력 계열사인 태광산업 외에 대한화섬을 주된 투자대상(5% 이상 지분 보유 공시)으로 선택했다.

전분 등 식료품 제조업체인 삼양제넥스는 삼양사, 삼양중기 등과 함께 삼양그룹의 상장 계열사다. 삼양그룹은 상장 3개사 외에 삼남석유화학, 삼양밀맥스, 삼양화성 등을 계열사로 갖고 있고 경영권 행사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전북은행 지분도 11.3% 가량 보유 중이다.


지난해 그룹의 대표계열사인 삼양사의 결합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2조5495억원, 순익은 648억(2005년 매출액 2조5056억원, 순익 1054억원)을 기록 중이다. 태광그룹(지난해 매출액 5조1294억원, 184억원 손실)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다소 적지만 순익은 많이 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양제넥스도 이전의 장하성펀드 투자사(대한화섬, 대한제당, 화성산업 등)와 비슷하게 역사가 길고 자산주의 성격이 짙긴 하지만 그룹 규모를 갖춘 곳의 계열사기 때문에 대기업 투자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주식 매집이 지난 2005년 8월부터 시작(대한화섬 투자는 2006년4월부터 개시)됐고 삼양그룹이 태광그룹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재벌기업 투자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밖에 삼양그룹과 장하성 교수가 몸담고 있는 고려대 재단과의 특수성을 고려해 이전과 같은 의욕적인 활동(지배구조개선 요구) 등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삼양그룹 창업주는 고 김연수 회장으로 고려대와 동아일보의 씨앗을 뿌렸던 고 김성수 선생과는 형제간이다. 현재 삼양그룹의 김윤 회장은 3세 경영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측은 이에 대해 펀드의 활동과 펀드 고문인 장하성 교수의 투자사와의 직간접적 인연은 관련이 없는 만큼 기업 가치 증진과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장하성 교수는 이와 관련해 "투자 결정과 개인적인 인연은 전혀 연관성이 없다"며 "삼양제넥스는 외인 지분이 38%에 달할 정도로 높고 외인 주주들의 불만도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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