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새해 프린터 사업을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7.12.24 09:00

[삼성전자 '2008 관전포인트' 下]프린터 사업의 B2B시장 공략 관심

올해 전세계 프린터 시장 규모는 130조로 추산된다. 40조원 규모의 메모리 반도체, 100조원의 디지털 TV보다 훨씬 큰 규모다. 게다가 진출한 업체도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 최근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프린터 시장에 의욕을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앞으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자 화학 통신 등에서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과연 프린터 사업이 삼성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확고한 2위'..올해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은 프린터 사업에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미국의 HP(휴렛팩커드)가 독주하고 있는 전세계 컬러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16.2%의 시장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지난 2005년 5.3%, 2006년 7.1%와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지난 5월 출시한 초소형 컬러 레이저 복합기 '레이'를 앞세워 2분기 시장점유율 82.7%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6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인 HP는 17.2%에 불과했다. 사실상 올 상반기 국내 컬러 레이저 복합기 시장을 주도했다.

특히 올 상반기 컬러 레이저 복합기의 판매대수는 8658대를 기록했다. 2006년 연간 판매대수 5714대와 비교하면 반기 실적만으로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국내 컬러 레이저 복합기 시장의 성장을 삼성전자가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으로 승부

관건은 성장세의 지속가능 여부다. 일단은 긍정적인 평가다. 다른 완성제품(세트) 사업과는 달리 제반 기술이 총 집약된 프린터 사업에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통신, 화학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고속 성장은 이러한 기술력과 더불어 세계적인 종합 전자 회사의 브랜드 파워와 강력한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원천 기술 확보, 연구개발(R&D) 투자, 디자인 강화와 효과적인 마케팅 덕분에 가능했다.

삼성은 실제로 종합 전자 회사라는 이점을 살려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칩에서 구현할 수 있는 SoC(시스템 온 칩)기술로 세계 최소형 개인용 레이저 프린터 시대를 연 바 있다. 이밖에도 소음을 최소화한 '노노이즈'라는 독자적인 엔진 설계 기술을 개발, 프린팅 기술에서도 역량을 과시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차별화를 위해 전사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2000년 이후 산업자원부의 '굿디자인상'을 비롯해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IDSA)와 비즈니스위크가 주관하는 'IDEA 디자인상', 독일의 'iF 디자인상'과 레드닷 디자인 상, 일본의 ‘G-마크’ 등을 수상했다.

◇B2B 시장 공략이 숙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2007 삼성 테크포럼'에서 "현재는 소모품과 프린터 공급업체에서 2012년까지 솔루션과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업체로 변신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의 이 같은 목표 설정은 기업용(B2B) 시장이 전체 프린터 하드웨어 시장의 79%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전체 매출 중 기업용 제품의 비중은 21% 선으로 주요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상황이다.

따라서 삼성의 내년 사업 방향은 올해에 이어 기업 고객 대상의 중, 고속 제품 라인업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프린터 사업이 신성장 엔진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여부도 B2B시장 공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분야에서 삼성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도 관전 포인트다. 메모리반도체, 휴대폰, 디지털TV 등 제품 중심의 시장에서는 선발주자로서의 강한 잠재력을 보여왔지만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분야에서 이렇다할 실적을 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를 위해 올 들어 기업을 겨냥, 분당 최고 43장의 고속 인쇄가 가능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또 기업 내에서 솔루션 마케팅을 위한 조직을 강화하고 서비스 제도를 개선, 기업이 원하는 가치를 최대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하드웨어, 소모품, 옵션, 유지보수 부품 등 프린터 사용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페이지당 출력 비용으로 확산,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새로운 렌털 서비스 '샘-페이지(Sam-Page)'가 호평을 얻고 있어 가능성을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후발주자로서의 약한 입지를 극복하고 프린터 사업에서 단단한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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