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품 팔면 수수료 저렴한 펀드 많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 | 2008.01.04 11:09

[머니위크]심영철의 틈새투자 전략

국내외 증시의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펀드의 인기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펀드 잔액이 300조원을 돌파하여 예금 잔액보다 많은 선진국형 자산구조로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펀드를 판 은행과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이 만만찮다.

주식형펀드의 수수료가 대개 연 2.5% 수준이므로 연 몇 조원의 수수료가 확보된 셈이다. 이처럼 판매사들은 앉아서 떼돈을 버는 형국인데 정작 펀드 가입자들은 저조한 수익률, 형편없는 상담서비스, 부실하거나 아예 없는 애프터서비스 등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서비스에 비하여 수수료가 비싼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판매사가 너무 욕심이 많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대목에서 펀드의 수수료 구조와 현황을 한번 살펴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펀드수수료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운용사(주로 자산운용사, 투신운용사)가 갖는 운용수수료, 판매사(주로 은행과 증권사)가 갖는 판매수수료, 수탁사(주로 은행)가 갖는 수탁수수료가 있다. 그 구성을 살펴 보면 다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운용사의 운용수수료보다 판매사의 판매수수료가 많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운용의 인디펜던스펀드의 예를 들어 보겠다.

판매수수료가 운용수수료의 2배가 넘는다. 미국의 경우는 판매수수료가 아예 없는 펀드가 절반 가량되고 평균 판매수수료가 0.23%에 불과하다. 그리고 창구에서 상담 서비스 또한 알차다. 예를 들어 투자기간과 돈이 필요한 시점에 대한 답변이 없으면 펀드 가입이 어렵다. 그리고 투자기간이 3년 이내라면 주식형펀드를 권하지 않는다. 재무컨설팅(재무설계)에 맞춘 정도영업을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묻지마가입', '꺾기영업' 등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하는 일 없는 판매사가 왜 이리 많은 몫을 가져갈까 의문이 든다.

그 이유는 판매사가 은행과 증권사 위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펀드를 만들어 놔도 이것을 팔 수 있는 곳은 은행과 증권, 정확히 말하면 5개 내외의 거대은행, 증권사 뿐이다. 그러다 보니 운용사의 힘보다 판매사의 힘이 셀 수 밖에 없다. 미국처럼 판매 채널이 다양하다면 이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될 것이다. 참고로 미국은 펀드수퍼마켓, 보험, 운용사 등의 판매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두 번째, 후취형 위주의 수수료체계가 문제다. 펀드수수료 내는 방식에는 선취형과 후취형, 절충형, 이렇게 3가지가 있다. 선취형은 펀드를 가입할 때 미리 수수료를 내는 방식이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선취형을 취하고 있는데 대략 가입금액의 5%를 내고 있다. 반면 후취형은 매일매일 평가금액의 몇 %를 떼어 가는 형식인데 대부분의 우리 펀드들이 이를 취하고 있다.


처음에는 수수료 부담이 적으나 장기로 갈수록 주가가 올라 평가금액이 올라 갈수록 수수료의 부담은 커진다. 일례로 위의 인디펜던스펀드의 경우 지난 6년간 누적수익률이 600%가 넘는다. 만약 1000만원을 가입했다면 지금 평가금액은 7000만원이 되었다는 말이다. 또 그 만큼 수수료도 많이 내야 한다. 첫 해에는 연간 25만원 안팎의 수수료를 내면 됐지만 지금은 연간 1750만원이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한다.

결국 장기 투자를 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 절충형은 선취형과 후취형을 반반씩 섞은 형식인데 일부 펀드만이 취하고 있다. 우리 증시 구조나 추세를 본다면 선취형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무지와 게으름을 지적하고 싶다. 조금만 관심 있게 살펴 보면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많은 방법이 있는데 개인투자자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어쩌면 귀찮게 여기는 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너무 많은 수수료를 별다른 저항 없이 내고 있다. 물론 우리 개인투자자에게도 방법은 있다.

인터넷전용펀드(동부해오름인덱스펀드(0.195%), e일등기업펀드(0.544%) 등), 멀티클래스펀드(장기, 거액 가입 시 싼 수수료 부과하는 펀드), ETF로 불리는 상장지수펀드(코덱스, 코세프, 타이거 시리즈가 있으며, 대개 0.3~0.6%의 저렴한 수수료 부과) 등 대안 펀드를 고르면 된다.

물론 펀드 선택의 가장 중요한 잣대는 수익률이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펀드 가운데 수수료가 싼 펀드에 집중 가입한다면 수수료는 저절로 합리적인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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