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스포츠카나 정통 세단의 중후한 멋을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게다. 스포츠카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정통 세단 중 최고 정점에 올라 있는 차를 뽑는다면 누가 뭐래도 '벤츠'다.
완성도와 성능면에서 벤츠는 최고 정점에 올라 있다. 청와대 대통령 경호실에서 선택한 퍼스트카가 바로 '벤츠 S-600'이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이 육로로 북한을 넘어갈 때 탔던 차가 바로 S-600이다. 벤츠 S-600을 속속들이 느껴보는 기회를 가졌다.
◇활주로에서 만난 벤츠 S600=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중국 광동성 주해에서 세이프티워크샵을 열고 S600 시승행사를 가졌다.
시승행사는 주해의 한 사설 비행장내 활주로에 4가지 성능을 테스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왕복 2km의 넓은 활주로에서 벤츠의 주행성능과 안전도를 다양하게 체험했다.
가장 먼저 탄 차는 벤츠 S-600 V12모델. 전문드라이버의 주행을 조수석에서 체험하기로 했다. 조수석에 앉자 시트가 몸을 감싸 안는다. 회전을 할 때마다 시트의 등판이 좌우로 움직이며 몸을 지탱해준다. 급회전을 해도 몸은 옆으로 쏠리지 않는다. 다이나믹 시트 시스템이라고 한다.
다이나믹 시트 시스템은 승차감을 높여주는 것을 물론이고, 사고 시 승객을 보호해주는 역할까지 한다. 에어백의 효과가 가장 좋은 위치에 승객이 자리잡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밟자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인다. 시속 260km까지 거침없이 질주한다. 계기판을 보고야 시속 260km인줄 알았다. 차체의 흔들림은 거의 없다. 베이스음역의 중후한 엔진음이 멋지다.
S-600은 517마력에 최대 토크도 84.6kg.m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6초만에 도달한다.
◇손가락 하나로 360도 회전을= 가장 먼저 체험한 코스는 차체제어성능. ESP라 불리는 전자식 차체 제어 기술은 벤츠가 개발해 이제는 고급차종에 거의 모두 채택된 기술이다.
ESP는 미끄러운 노면 상태를 인식해 각 바퀴의 제동과 주행을 적절히 조화시켜 차체를 안정시키는 시스템이다. 빙판길, 빗길에서 안전한 운전이 가능토록 해주는 기술이다.
활주로 끝에 만들어져 있는 원형 트랙엔 물이 뿌려져 있다. ESP오프상태에서 원회전을 시작하며 가속페달을 밟자 여지없이 노선을 이탈했다. 차체가 360도쯤 회전하며 멈춰 섰다. 실제 주행 코스라면 차선을 이탈해 사고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같은 조건을 ESP를 켜 놓은 상태에서 달렸다. 가속페달을 계속 밟아도 손가락 하나로 운전이 가능하다. 시속 100km로 달려도 까딱 없다. 뒷바퀴가 밀려나가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디스트로닉..손떼고 운전하기=벤츠 S600은 차량 전면에 레이더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센서 4개가 달려 있다. 이 센서를 이용해 안전도를 높이고 편안한 운전이 가능토록 하는 첨단 장치가 작동된다.
그 중 하나가 디스트로닉 드라이브 기능이다. 앞차와 간격을 적절히 유지해주는 기술이다. 앞 차가 가속하면 따라가고 정지하면 같이 정지한다.
E클래스 차를 앞세우고 디스트로닉시스템을 켰다. 가만히 있어도 차가 출발해 앞차의 뒤를 따른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엔 발을 댈 필요가 없다. 앞차가 출발하면 같이 출발하고 앞차가 서면 같이 멈춘다. 비디오센서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으나 레이더 센서는 오류가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옆 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할 때 옆 차선에 있는 차를 느끼고 워닝을 해준다. 45도쯤 뒤 사각지대에 있는 차는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데 레이더를 이용해 이를 확인해준다. 왼쪽 뒤에서 차가 따라오자 붉은색 등이 점멸하며 경고 사인을 보낸다.
벤츠가 자랑하는 프리세이프 기술은 레이더 센서 덕에 가능하다. 시승행사에선 삼각형 쇠판을 앞에 있는 차라고 가정하고 추돌하는 상황을 설정했다. 한눈을 팔다가 앞차가 서는 것을 보지 못하고 추돌하는 상황이다.
충돌 2.6초전에 경고음이 한번 울리고, 1.6초전에 경고음이 다시 울린다. 첫번째 경고음에 급브레이크를 밟자 2미터 정도, 두번째 경고음에 1미터 전에 차가 멈춰 섰다.
경고음에도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할 경우엔 자동으로 브레이크 페달이 작동해 속도를 줄인다. 추돌 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다. 브레이크 텐셔너가 작동해 운전자의 몸을 시트에 밀착시키고 비상등도 자동으로 작동해 2차 사고를 방지해준다.
주행테스트를 마치고 차를 주차시키는 테스트가 마지막 코스다. 후진기어를 넣자 작은 디스플레이 창에 도로변 주차와 주차장 주차를 선택하도록 화면이 뜬다.
이제 후방을 보여주는 주차 보조 시스템은 일반적이다. 그러나 도로변에 일렬로 서 있는 차 중간에 주차하는 시스템까지 더해진 게 이색적이다. 앞차와 뒤차 사이에 차가 들어갈만한 공간이 되는지, 어느 정도 핸들을 꺾어야 하는지 등이 디스플레이 창에 표시된다. 누구나 쉽게 단 한번에 주차가 가능하다.
벤츠S600이 자랑하는 신기술을 쓰자면 한도 끝도 없다. 정면 충돌 시 충격을 흡수하는 클램프존, 야간 운전을 편하게 해주는 헤드램프시스템 등 안전과 최고의 주행조건을 위한 기술들이 다양하다.
아쉬운 점은 일부 시스템이 국내에 소개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단파 레이더를 이용한 안전 시스템은 전파법 때문에 국내에 정식 수입되는 차에는 채택되지 않았다.
벤츠S600의 국내 시판가격은 2억66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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