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성에 투자 '네비게이터펀드'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1.01 14:13

[머니위크]돈 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한국운용이 '펀드 종가'의 명성을 되찾고자 출시한 '네비게이터 주식펀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운용성적과 설정액 등에서 회사안팍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2005년12월20일 출시된 '네비게이터'는 설정 2년만에 펀드규모가 4200억원대로 증가했다. 연초 62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양호한 운용성과가 알려지면서 1년도 채 안돼 7배 증가했다.

수익률도 양호하다. 19일 기준으로 연초대비 49.32%의 수익률을 올렸다.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전체 255개인 설정액 100억원 이상 공모펀드중 7위에 해당되는 성적이다. 또한 같은기간 코스피지수(28.25%)를 21.07%포인트 초과한 실적이다.

김재동 주식운용본부장은 "섹터펀드인 삼성그룹펀드이외에 그동안 내세울만한 정통 성장형 펀드가 없어서 펀드종가의 명성이 무색했다"며 "네비게이터의 선전으로 향후 성장형펀드시장에서 과거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네비게이터는 운용기간중 펀드명을 변경했다. 당초 '한국부자아빠주식펀드'로 출범했지만 수십개의 '부자아빠 '시리즈 펀드에 뭍혀 마케팅 차별성을 얻기 힘들어 사내 공모를 통해 재탄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비행기테러, 중국긴축, 고유가 등 펀드운용과정에서 직면하는 다양한 파도(악재)를 헤치고 목표수익이라는 항구를 항해 성공적으로 항해하겠다는 한국운용의 강한 의지가 펀드명에 담겨있다고 김 본부장은 설명했다.

◇ 미래가치, 대형성장주에 집중투자

'네비게이터'는 정통 주식형 펀드다. 시황이나 마켓타이밍보다는 미래성장성이 높은 종목을 발굴해서 투자한다. 특히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종목보다 미래성장성이 높은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고수익 중위험'(High Return Medium Risk)의 성장형 주식펀드다.

네비게이터를 운용하는 박현준 펀드매니저는 성장주를 선호하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글로벌 증시와 동조화로 국내증시가 과거에 비해 저평가상태가크게 해소됐다는 것. 올해 주가상승으로 한국증시의 주가수익배율(PER)이 14배에 달하는 등 글로벌 증시대비 저평가 상태가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둘째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성장모멘텀이 큰 종목에 투자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미래성장성이 돋보이는 종목에 주가 프리미엄을 더 주는 것은 보편화된 현상이기 때문에 성장주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것.

셋째 개별종목간 주가 차별화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 펀드매니저는 "올해 중국관련주들의 주가상승률이 높았던 것처럼 이익과 자산가치 성장성이 돋보이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간 주가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은 이유들로 미래가치가 큰 대형 성장주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 POSCO 현대중공업 삼성물산 강원랜드 등 미래성장주 비중 높아

9월말 포트폴리오 내역을 보면 박 펀드매니저가 강조하는 '대형 성장주'의 성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편입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6.12%) 현대중공업(4.75%) POSCO(4.63%) 삼성물산(3.97%) 강원랜드(3.11%) 하나금융지주(3.07%) 고려아연(2.96%) KCC(2.64%) 신한지주(2.59%) SK에너지(2.53%) 등이다.

삼성전자는 시장비중보다 줄인 반면 나머지 9개 종목은 최대 10배까지 비중을 확대했다. 고려아연이 대표적이다. 박 매니저는 "미래 성장성만 좋으면 시장비중을 의식하지 않고 대량 매수한다"며 "이같은 편입결과 고려아연 KCC 등이 시장비중보다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전략은 주효했다. 김휘곤 삼성증권 상품관리파트 과장은 "올들어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운수장비 철강금속 건설 에너지 등 신흥시장 개발주의 비중을 시장비중보다 높게 편입한 결과 수익률 10위권에 진입할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 과장은 "'미래가치' '대형주' 등을 운용의 핵심 키워드로 설정한 점에서 미래에셋과 유사하지만 종목수와 업종비중 등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네비게이터와 미래에셋의 성장형펀드는 미래 순이익 증가율 대비 현주가수준이 저평가된 종목에 집중투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순자산가치나 순이익가치를 중시하는 '가치투자'보다 미래가치를 중시한다.

다만 김 과장은 "네비게이터는 미래에셋보다 전기전자 비중이 낮고 종목수가 많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즉 미래에셋 성장주 펀드는 업종별 비중이 엇비슷한 혼합형인데 비해 네비게이터 펀드는 성장주를 대량 편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에 비해서도 편입종목수가 많은 편이다. 미래에셋의 간판펀드인 '디스커버리'의 9월말 편입종목은 모두 48개이지만 네비게이터는 74개. 미래에셋이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고수익 고위험' 성격이지만 네비게이터는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다소 낮추는 '고수익 중위험'을 추구하고 있다.

◇ 리서치 능력이 펀드 수익률 좌우

네비게이터는 미래성장성이 높은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개별기업의 순이익 추정능력에 따라 펀드운용의 성과가 천당과 지옥을 오갈수 있다. 이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한국운용은 최근 주식운용 리서치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투자에 적극적이다.

지난10월초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장을 역임한 김철범 상무를 주식운용본부 리서치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 김 상무를 책임자로 현재 10여명의 애널리스트를 확보중이다. 또한 '주식투자분석시스템'이란 수익추정모델을 개발해 네비게이터 등 주식펀드에 편입할 후보군들을 간추리도록 지원하고 있다.

물론 대형 성장주 위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네비게이터의 수익률 변동성은 시장보다 큰 편이다.

연초이후 펀드베타계수는 1. 10, 펀드수익률의 표준편차는 27.79%를 보이고 있다(12월19일기준). 변동성만 놓고 본다면 '중가 위험'이라는 운용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게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의 분석이다.


◇ 가치펀드와 분산투자해서 위험관리 나서야

모닝스타코리아의 안 팀장은 "올해 시장주도주와 편입종목이 일치해 양호한 성적을 올린 것은 분명하지만 국면이 바뀌면 반대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네비게이터는 가치주펀드와 함께 분산투자해서 수익률 급락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네비게이터는 수수료 체계에 따라 3종류로 판매되고 있다. 선취형과 온라인 전용 그리고 평잔형 등 3개 유형의 펀드가 판매중이다. 선취형은 펀드가입시 펀드투자금액의 1%를 수수료로 내지만 환매수수료가 없는 것이 장점. 평잔형과 온라인형은 선취수수료가 없지만 90일 이내 환매시 같은기간 이익금의 70%에 환매수수료가 부과된다.

우리 신한 하나 SC제일은행 등 국민은행을 제외한 일반시중은행과 한국증권 NH투자 한화 키움증권 등에서 판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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