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당사 6층. 선대위 지도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악수하면서 웃기도 했지만 이내 굳은 표정이 됐다.
해단식은 의외로 차분했다.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다'거나 격앙된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만 허탈한 표정들은 감추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말을 아꼈다.
정동영 후보는 "선택받지 못했지만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국민의 지지를 받은 이명박 당선자가 나라를 위해서 잘 해줄 것을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국민이 우리 손을 들어주지 않았지만 하나가 돼서 열심히 했다는 것은 눈여겨 보셨을 것"이라며 "이제 할 일은 또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길이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당내 여러 계파의 존재와 이들의 갈등 가능성을 우려한 듯 '단합'을 강조했다.
그는 "끝까지 지지해준 분들의 뜻이 바래지 않도록 옳은 길을 가겠다"며 "선거 과정에서 단합했듯 더 단단해지고 진실해지고 우리가 추구하는 길과 가치가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차례로 인삿말에 나선 김근태 손학규 오충일 이해찬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의 사랑을 받기 위해 더 낮은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정대철 위원장은 사마천의 '사기'에 등장하는 경구를 인용, "우리 싸움이 일패도지(一敗塗地·재기가 어려울 정도로 크게 패함)가 아니라 전패위공(轉敗爲功·실패가 오히려 득이 됨)이 돼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무엇을 교훈으로 삼을 것인가 반추해보고 와신상담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해단식에는 신당 의원 50여명과 당직자.선대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정 후보는 이번 주말을 광주에서 보내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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