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노믹스'의 핵심은 '실용'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12.19 20:44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국정 철학은 '실용'이란 한마디로 요약된다. 그가 내놓은 공약집 첫머리에는 '실용'이 적혀 있다.

이 당선자의 핵심 측근이 "당선자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바로 실용"이라고 했을 정도다. 이 당선자의 '실용'은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그는 '실용' 앞에 경험을 항상 붙인다. 이 당선자가 선거 기간 내내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어렵다. 나는 대기업 CEO를 해봤고 서울시장으로 여러 일을 했다"고 강조하며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리고 그의 실용은 현장과 성과를 강조하는 것과 맞물린다. 이 때문에 때론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기업적 발상'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역으로 이 당선자만의 '경험적 실용주의' 색깔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이 당선자가 내세운 따뜻한 시장주의, 창조적 개방주의 등의 경제 철학도 '실용'에서 비롯된다. 이를 연결짓는 코드는 '자유와 시장, 경쟁'.

이 당선자의 핵심 브레인인 곽승준 교수는 "잘 하는 사람, 대기업 등은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없고 발목만 잡지 않으면 된다. 투명하게만 하면 된다. 대신 세금을 거둬 약자들을 보듬어주면 된다. 이게 MB 노믹스다"라고 말했다. 경쟁 속 잘하는 쪽은 복 돋우고 못하는 쪽은 보살핀다는 원칙인 셈.

이 당선자의 또다른 측근은 서울시장 시절 하나의 업적으로 꼽히는 '서울시 버스 체계 개편'을 예로 들며 경제 철학을 설명했다. "버스 노선을 서울시에서 조정하는 것을 이념의 잣대로 자르면 좌파적이지만 이런 부분은 철저히 실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이 측근은 "향후 경제정책도 이념에 맞고 안 맞는 문제가 아니라 필요한가, 효율적인가에 맞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할 때 집권 이후 이 당선자가 펼칠 정책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이 당선자의 핵심 측근들은 민생 살리기와 투자 활성화가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주의 원칙을 지키되 실용적 접근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정책을 단기간에 추진할 것이란 얘기다.

이 당선자의 경제브레인인 강만수 전 재정경제부차관은 "무엇보다 친기업적 이미지가 강한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돼 투자를 이끌 수 있는데다 감세 등으로 서민 피부에 와 닿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노사 관계, 경쟁 속 도태되는 이들에 대한 배려 부재 등 그의 철학이 낳을 부작용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배가 부르면 자유를 찾고 자유가 넘치면 먹을 것을 찾는' 지난 한국 역사의 순환 과정 역시 넘어야할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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