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檢회유메모 진실 공방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7.12.19 14:29

한나라당 "신당 정치공작" vs 신당 "한나라당 왜곡"

"검찰이 이명박 후보를 무서워 해요.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형량을 3년으로 맞춰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7~10년이 될 거라고 했어요"

김경준 전 BBK 대표가 검찰 수사발표 하루 전인 지난 4일 가족을 통해 공개한 이 메모로 수사의 불공정성이 제기됐고,정국이 급속하게 BBK 블랙홀로 빠져들었다. 특히 수사 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와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의 국회 통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한데 장본인인 김경준씨가 메모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사태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치공작이라며 정동영 후보의 사과와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반면 신당측은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특검을 통해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맞섰다.

◇한나라 "鄭, 공작 사죄하고 은퇴하라" = 한나라당은 19일 김경준씨가 검찰회유 메모를 허위라고 진술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대통합민주신당측이 김씨의 기획입국과 특검법 처리 등 일련의 정치공작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동영 후보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정계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씨가 어제 검찰 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회유했다'고 하는 자신의 메모를 전면 부인하고 담당 검사에게 사과했다고 한다"며 "이른바 ‘김경준 메모’가 거짓이고 누군가의 공작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을 자백한 셈"이라고 밝혔다.

나 대변인은 "김경준 메모 공개 직후부터 “한국 검찰이 이명박을 무서워해요”라고 대대적인 정치 광고를 하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신당의 공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경준 메모’는 김씨를 기획입국(1차 공작)시킨 신당이 검찰의 공정한 수사로 기대했던 결과가 헛 방으로 끝나자 2차 공작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002년 김대업 공작을 펼친 신당 세력이 이번에도 김경준 공작으로 정권을 도둑질하려 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김경준 메모’를 빌미로 신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이명박 특검법’은 허위사실과 정치공작에 의해 진행된 3차 공작으로 원천무효라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검찰은 기획입국->김경준 메모->이명박 특검법 처리로 이어진 1차,2차,3차 공작에 대해 즉각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정동영 후보는 이 일련의 정치공작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정계 은퇴 선언을 하는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김경준이 '검찰 회유 메모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며 "김씨는 지금이라도 BBK 사건의 실체를 공개하고 국민과 이명박 후보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김경준의 검찰회유 메모는 신당이 이 후보를 비방하는 정치광고는 물론 검사 탄핵소추와 이명박 특검의 자료로 활용됐다"며 "특검법의 전제가 된 기본적 사실관계가 뒤집어진 만큼 신당은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깊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당 "한나라 왜곡, 법정에서 가릴 일"= 신당은 BBK 전 대표 김경준씨가 자신의 메모를 부인했다는 보도에 "검찰의 입을 통해 하는 것과 자기의 친필로, 또는 가족에게 하는 말 중 어느 게 훨씬 정확한 것이겠느냐"고 반박했다.

신당 최재천 대변인은 "진술의 임의성 문제로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라면서 "어느 게 더 진실인지 상식 선에서 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특히 김씨가 메모를 부인해 이명박 특검의 전제가 사라졌으므로 특검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이명박 특검은 김경준의 플리바게닝(형량 협상 조건부 유죄 인정)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경준씨 변호를 맡고 있는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의 홍선식 변호사도 "김씨가 검찰 회유 메모와 관련 주장을 번복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경준씨 모친과 어제,오늘 두차례 통화했고 누나 에리카 김과도 오늘 통화했다"며 "검찰이 (형량단축을 제안하며) 회유,협박했다는 진술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변호사는 "김씨가 어제 '나라를 시끄럽게 해서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영문 메모를 공개한 것은 도의적인 책임을 말한 것일뿐 특정인이나 검사에 대한 것은 아니고,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김씨는 전날 모친 김영애씨를 통해 공개만 메모에서 "저희 문제로 큰 소란을 일으킨데 대해 한국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며 "저와 연관된 이슈가 계속 정치적인 문제가 되길 원치 않으며 개인적인 문제로 다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과 있었을 수 있는 오해(miscommunication) 등이 계속 되는 것을 피하고 더이상의 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앞으로 좀 더 신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애씨는 이와관련, "아들은 아직도 주가조작 등의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억울해 하고 있다"며 "BBK가 이명박 후보의 것이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김경준씨가 검찰이나 이 후보에게도 미안해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No(아니다). 자기가 정치적으로 시끄럽게 해서 국민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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