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싫다. 양매도공?

남궁원 외부필자 | 2007.12.20 12:46
지금 시장은 혼조 상태다. 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화요일, 시장은 중요 지지선을 하회한 상황에서 엄청난 뒷심을 보이며 다시 저항선 근처에 지수를 올려 놓았다. 이날 지수를 끌어올린 선봉대는 연기금이었던 것 같은데 지수가 장중 1800을 위협할 정도까지 밀렸으나 1860을 약간 넘어 장이 끝났으니 풋맨들이 느끼는 암담함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으리라. 풋 최외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넘어 끝났으니 말이다. 그것도 만기 다음 주에.

사실 필자는 지난 주 만기 전에 중폭 이상의 하락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으나 시장은 예상과는 반대로 움직였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과 기관의 옵션 누적 포지션으로 인한 인위적인 방어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만기가 끝나고 약 100포인트 정도의 하락이 온 후 오늘은 중간 자리 마감이다. 목요일 시장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는 이전 칼럼에서 옵션의 꽃인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에 대해 설명했었다. 오늘 다루려는 양매도는 결국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포지션이 된다. 물론 네이키드 옵션 매수자의 경우에는 치가 떨리는 일이지만 말이다.

원죄라는 용어가 있다. 원죄는 사전을 찾아보면 인간이 창조함을 받은 후에 하느님과 생명의 관계를 지니며 복되게 살던 상태로부터 떨어져 인류 전체를 비참하고 불행한 실존 상태로 돌입하게 만든 아담의 첫 죄라고 나온다. 영어로는 Original Sin인데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동명의 영화도 있었다. 안젤리나 졸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갑자기 원죄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네이키드 옵션 매수자에게 시간은 일종의 원죄와도 같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결국 옵션을 매수할 때는 당월물을 다루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차월물은 거래량도 적고 가격 자체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결국 당월물을 다루는 한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만기일까지 한 달, 실제 거래일만 따진다면 20여일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은 계속 흐르기 때문에 시간가치의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 옵션은 짧은 만기와 높은 내재 변동성으로 옵션 매도자에게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들이 유리하다는 말이다. 실제로도 메이저들은 옵션을 매도를 치지 네이키드로 한 방향으로 매수해 배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당연한 일이 아닐까? 큰 돈을 굴리는 그들의 경우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 배팅해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사실 등가격 근처의 매도는 어느 정도 변동성이 수반된다면 위험할 수도 있으나 외가격 쪽의 매도는 큰 변동성이 주어지지 않는 한 거의 승리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결국 네이키드 옵션 매수자는 적시타를 때리지 못하는 한 특히나 만기일 근처에서는 눈 녹듯 감소하는 시간 가치에 맞는 방향으로 배팅하더라도 내 옵션 가격은 반토막이 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겪게 된다.

이러한 것이 옵션을 신의 영역이라 부르는 이유다. 지수가 움직이는 방향을 맞추더라도 적재적소의 시간 개념을 맞추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승부 자체가 네이키드 매수자에게는 너무나 불리한 것이다.


결국 옵션을 매도쳤을 때의 장점은 내가 오지 말라고 아무리 떠밀어도 항상 내 곁에 존재하는 시간 가치 하락이라는 원병이 있다는 것이다. 내 군대가 얼마 되지 않아도 원병이 든든하면 전쟁에 쉽게 이길 수 있지 않겠는가? 장이 지지부진하다면 정말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간단히 예를 들어 오늘 12월 18일 콜옵션 행사가 250의 가격은 17.5만원 정도가 된다. 오늘의 선지 종가는 235.70, Kospi 200 지수는 236.65, 백워데이션 상황이다. 만약 오늘 콜옵션 250을 종가로 매도치고 만기일 날 Kospi 200 지수가 245를 넘지 못한다면 이 콜옵션의 가격은 만기일 2시가 넘어갈 때 거의 1000원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 때 매도를 풀고 매수한다면 17.5만원-1000원의 차익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 결국 옵션의 매도는 100% 이상의 수익은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대박을 노리는 옵션 매수자들에게는 매도를 즐기지 않는 이유가 되겠지만.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옵션 매도의 손실은 경우에 따라 무한대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옵션 매도에서 가장 주의할 점은 증거금의 확보이다. 옵션 가격이 급변해서 내 생각과 반대로 급등하게 되면 증거금이 소진되고 마진콜의 위협을 받게 된다.

옵션 가격은 어느 한도를 넘어가야 한 방향으로 크게 터진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때문이다. 증거금을 계속 채우며 저항하던 매도공들이 마진콜의 두려움에 시장가 매수로 포지션을 급선회하거나 실제로 마진콜 물량들이 나오게 되면 매수세가 순간적으로 급증하므로 놀라운 시세를 낳게 된다.

결국 어느 정도 자금의 여력이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심하게 급변하지만 않는다면 불패의 방법이 옵션 매도라 하리라. 그래서 메이저들이 즐겨 쓰는 방법이고 말이다. 매수만을 고집하지는 말자. 매도도 옵션 거래의 유용한 기법이다. 항상 증거금 확보에 신경을 쓰며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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