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세번째 고배…패배 원인은?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7.12.19 21:49

BBK 한방 안 터져+박근혜 전 대표 합류 무산+이명박 대세론 벽 못 넘어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또 쓰디쓴 잔을 마셨다. 이번으로 세번째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또한번 분루를 삼키게 된 데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기보다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단 게 주된 분석이다.

이 후보의 패인 중 가장 큰 부분은 '믿었던 것들의 배반'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BBK. 후보 본인은 "BBK를 보고 나온 게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해왔지만 사실 캠프 속사정은 달랐다. 캠프 한 인사는 공공연히 "BBK 말고 믿을 게 뭐가 있느냐"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불발로 끝났다. 이명박 후보가 무혐의 판정을 받은 5일 캠프는 비통에 휩싸였고 관계자들의 얼굴에도 짙은 그림자가 졌다.

이 후보 캠프의 최대 기대주가 물거품이 되면서 잇따를 것이라 예상됐던 현역의원들 및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지지선언도 끊어지는 악순환을 낳았다.

대선의 중요 변수로 꼽혔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 후보 출마는) 정도가 아니다"라고 한 것도 큰 타격이 됐다. 출마 당시 20%를 선회하던 지지율은 박 전 대표의 발언 이후 조금씩 빠져나갔고 박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의 지원사격에 나서면서부터 지지율은 하향세를 탔다.


이 후보는 대선을 5일 앞두고 박 전 대표의 집을 직접 방문하고 수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박 전 대표에 공동정부를 공개 제안하는 등 구체적 액션을 취했지만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 했다"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 대체적이었다.

이같은 예상을 뛰어넘는 현상들에 이 후보 측은 그야말로 속수무책. "조직·세력·돈이 없다"는 '3無전략'은 유권자들의 감성은 자극했지만 실탄의 빈곤만 강조했을 뿐 실질적인 득표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명박 대세론의 벽도 높았다. 2002년 대선 당시 대세론에 안주했다가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역풍을 맞았던 경험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 위장취업, 위장전입 및 탈세와 각종BBK 의혹을 두고도 굳건히 1위를 지켜온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쉽게 추락하지 않았다.

여기다 '대선삼수'라는 이력도 발목을 잡았다. 일반 사람들에게 이명박 후보가 CEO 출신의 경제대통령 이미지라면 이회창 후보는 두번이나 대선에 떨어진 구태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이 후보가 강조하는 안보관과 대북정책도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거리인 '경제'를 잠식하지 못했다.

지난 대선 낙선 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그가 경선을 거치지 않고 대선을 한달 반여 앞둔 시점에 한나라당을 탈당, 대선에 출마한 절차상의 문제도 그의 '대쪽' 이미지와 배치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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