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대한통운과 시너지 가장 크다"

더벨 박준식 기자 | 2007.12.18 11:51

[대한통운 인수 후보열전①] 경제사업 적자 탈출위해 절실.."인수후 구조조정 불필요"

이 기사는 12월18일(07: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농협은 경제사업부의 회생을 위해 대한통운 인수를 결정했다.

경제사업부는 소규모 농가를 위해 농산물과 농기자재의 유통을 맡는 사업부문. 농협의 주요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주요 사업부이지만 영세한 우리 농업의 유통구조를 극복하지 못해 만년적자를 기록 중이다.

최근 3년간 경제사업부의 영업손실은 3000억원이 넘는다. 2004년 1180억원, 2005년 1206억원, 2006년 707억원 등 적자규모가 최소 수백원이다. 금융회사인 신용사업부가 사업성과를 내지 못하면 전체 사업부의 수익구조가 유지될 수 없다.



농협은 이 같은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올초 '비전 2015'라는 사업개혁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2015년까지 10년간 경제사업 혁신을 위해 총 13조원을 투입, 독자생존이 가능한 사업모형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2015년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쌀의 관세화 유예기간이 종료(2014년)된 이후의 첫해이면서, 농협의 신용부문이 완전히 분리되는 2017년을 맞는 중요한 과도기다. 10년 안에 혁신을 성공하지 못하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농협이 살아남기 위한 혁신전략의 핵심에는 농협 산지유통의 확대와 소비자 도소매업 수직계열화 계획이 포함돼 있다. 대형유통업체의 시장지배력을 견제할 수 있는 유통망을 구축해 교섭력을 높여야 치열한 경쟁체제 아래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고 농산물도 제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이 계획을 토대로 지난 2004년 농협물류를 설립하고 하나로마트라는 브랜드로 자체 운영 중인 대형마트를 기존 26개에서 60개로, 슈퍼마켓은 125개에서 500개로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 전국적인 지가 상승과 물류비용 증대로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이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야심차게 설립한 농협물류가 설립 3년째를 맞았음에도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밀려 소비자는 물론, 농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 때문에 농협 내부에서는 맹목적인 투자확대보다는 물류산업 영업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의 인수를 고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됐다.

대한통운 인수전에 농협이 전력투구를 하게 된 이유는 이 같은 생존의 문제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업을 2조원이 넘는 돈에 사들이는 게 농협의 실정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대한통운 인수는 농민을 위한 협동조합이라는 농협의 설립목적을 되살리기 위한 가장 적합한 대안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농협은 경제기획부 산하에 대한통운 인수 테스크포스(FT)팀을 꾸려 인수전 승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전을 끝마칠 때까지 상시근무 인력으로 동원된 인원은 7~8명에 달한다. 경제기획부 산하의 전문가들과 자회사인 NH투자증권에서 파견된 기업인수합병(M&A) 전문인력이 주축이다. 여기에 인수전 승리를 위해 재정자문을 맡을 외국계 투자은행(IB)도 확보했다.

농협이 인수전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는 대한통운과 겹치는 사업부문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작기 때문이다. 사업부문이 서로 독자적이면 인수후에도 구조조정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피인수기업의 고용승계 여부는 인수후보 평가를 위한 비계량요소 기준 중 가장 중요한 항목에 속한다.

인수금융 마련을 위해 은행 등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할 필요성이 없다는 점도 가점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인수전에서 성공할 경우 비전 2015를 위해 마련한 13조원의 자금조달 계획을 부분적으로 변경해 자금을 충당할 수 있다. 차입으로 자금을 마련해 인수후 유상감자 등으로 다시 회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인수자금이 모두 대한통운의 미래사업에 투자될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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