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지는 섬유산업, 中서 뜬다”

중국(석사시)=김경원 기자 | 2007.12.17 12:16

[화풍방직 탐방] “패션 소매 유통 사업 분야에도 진출할 터”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외국계 기업인 중국의 화풍방직국제집단유한공사(화풍방직KDR).

지난 15일 화풍방직 공장을 방문하기 위해 중국 복건성 하문공항으로 갔다. 승용차로 1시간30분 이상 달려 공장이 있는 중국 석사시에 도착했다.

화풍방직의 자회사는 17개사다. 이중 화풍무역과 화풍침직, 능봉염색, 풍화방직 등 7개가 영업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석사시에는 풍화방직, 화풍침직, 능봉염색과 지난해 인수한 화윤직조인염 등 4개사가 있다.

▲채양파 사장이 목화에서 실을 뽑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부지면적 13만5000㎡인 풍화방직의 방직능력은 1년에 1만4000여톤이다. 풍화방직 직원 408명은 목화에서 실을 만들고 있다. 대부분 자동화 설비 시설이다.

공장 안은 상당히 넓었다. 그 안에 목화들이 흩날렸다. 노동자들은 공장 내부 청소나 기계 관리·점검, 자동화 공정의 첫 단계와 마지막 단계에 배치돼 있다.

이어 원단을 염색하는 화풍침직을 방문했다. 부지 규모는 7만3000㎡다. 이곳에는807명의 노동자가 있다. 년 5만5000톤의 염색 가공 능력을 갖췄다.

▲채양파 사장이 흰색으로 염색된 천을 만지고 있다.

이날 흰색과 붉은 색, 파란색 등의 염색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일단 염료를 묻힌 뒤 천을 한번 세탁한다. 세탁시 물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천을 세탁한 뒤 180도의 높은 온도로 건조한다. 그러면 천이 빳빳해진다. 이 과정에서 수질오염은 불가피하다.

부지면적 5만2000㎡인 능봉염색과 지난해 인수한 4만8000㎡ 부지의 화윤직조인염도 원단을 염색하는 공장이다. 각각 1년에 3만8000톤, 3만6000톤의 염색 가공 능력이 있다.

채 사장은 “모든 종류의 의류와 색깔을 입힐 수 있다”며 “무엇보다 화풍방직의 가장 자랑거리는 물의 순환구조를 갖춘 폐수처리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화풍방직이 자부심을 갖고 있는 폐수처리시스템.

화풍방직은 석사시에 약 120만톤의 물이 담겨 있는 저수지를 소유하고 있다. 저수지에서 매년 60만톤의 물을 뽑을 수 있도록 석사시의 허가를 받았다. 자체적으로 처리한 물을 우선 사용함으로써 용수의 원가를 줄였다.

특히 폐수처리시스템은 천 염색 가공업체에게는 필수다. 표염 과정 중 많은 양의 폐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화풍방직은 지난 2002년 5월 폐수처리시스템에 대해 환경경영시스템(ISO14001)인증을 획득했다.

이로써 용수의 순환구조를 갖추게 됐다. 즉 저수지에 있는 물을 사용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사용한 물은 폐수처리 과정을 거쳐 정화시킨 뒤 다시 저수지로 보낸다. 정화된 물 위에 오리 떼가 놀고 있는 게 확인됐다.

채양파 사장은 “자체 저수지로 경쟁사에 비해 용수비용을 73.4% 정도 줄였다”며 “또 자체 폐수처리시스템으로 폐수처리비용은 26.7% 정도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채 사장은 “인수·합병(M&A) 등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 연말 신규 방직공장을 만들어 내년부터 추가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며 “패션 소매 유통 사업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채양파 화풍방직 사장과 일문일답이다.
▲채양파 사장

- 최근 화풍방직 주가의 하락은 무엇 때문이라고 보는가.

△ 한국 투자자들이 홍콩 주가를 보고 거래하기 때문인 것 같다. 홍콩에서 금융이나 IT, 통신주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제조업체는 저평가 받고 있다. 그 중 방직산업도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 (오는 26일 기관들의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이들의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 한국에 상장하게 된 이유는.

△ 화풍방직의 주가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홍콩에서는 제조업, 특히 방직산업에 대해 선입견이 있다. 한국 주식 투자가들은 중국 내에서 화풍방직의 성장성에 주목하길 기대한다. 홍콩 주가와 연동해서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 한국에 제품을 수출하지 않고 있는데, 한국에 진출할 계획은 없는가.

△ 화풍방직의 현재 매출구조는 중국 내수가 52%, 필리핀 38%, 기타 10% 등이다. 아직 한국과 직접 교류하고 있지는 않다. 중국시장 확대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예상한다. 앞으로 고유의 브랜드를 갖춰 패션 의류 유통업계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 지난해 화윤직조인염을 인수했는데 인수·합병(M&A) 시장에 관심이 있는가.

△ 중국에서 환경오염문제 때문에 염색공장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결국 자본이 있어도 새로운 기업을 만들기 힘든 구조다. 기업의 외연을 확대하려면 M&A 시장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저수지로부터 용수 공급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가.

△ 저수지 용수 사용에 대해 석사시의 허가를 이미 받았다. 매년 연장해 주는 형식이지만 이미 도장을 받았기 때문에 연장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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