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 이명박 전격 '특검수용' 왜?

오상헌 기자, 정영일 기자 | 2007.12.17 01:20

BBK동영상·재수사 지시 '악재' 돌파구...정면돌파로 위기 탈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선을 사흘 앞두고 '정면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통합민주신당 등이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BBK 특검법'을 전격 수용한 것.

16일밤 TV 토론을 마친 뒤 곧바로 당사에 들러 긴급기자회견 형식으로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형준 대변인은 "후보는 원래 특검을 해도 무서울 게 없다는 입장이었고 그런 취지로 말씀해 오셨다. 다만 워낙 정략적인 특검이다보니 당에서 반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후보는 국회가 지금처럼 파행하고 폭력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물리적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특검을 수용한 것"이라고도 했다. 이 후보의 '특검 수용'이 그간 누누이 강조해 온 '탈여의도식 정치'의 연장이라는 것이 박 대변인의 설명이다.

당 안팎에서는 그러나 이 후보의 특검 수용이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잇따르고 있는 '악재'에 대한 돌파구 성격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5일 검찰이 이 후보에게 면죄부를 내린 BBK 수사 결과 발표 이후에도 관련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특히 이날 공개된 '광운대 BBK 동영상'이 이 후보가 특검을 받아들이게 한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이 후보의 BBK 실소유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로 지난 2000년 당시 이 후보가 광운대 특강에서 "BBK를 설립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여기에다 이날 오후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의 BBK 재수사 검토를 지시한 것도 특검 수용의 또다른 결정적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로서는 잇단 악재를 방치할 경우 "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국민적 불신이 더해져 자칫 다잡은 대선 승리를 놓칠 수도 있다는 절박한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동영상'을 '특검법'으로 누르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자 신문에 '이명박 동영상' 의혹으로 나가는 것보다 '특검법'을 수용하는 모양새로 가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


당내에서는 당초 특검법을 수용하자는 의견과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맞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BBK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고 이 후보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 특검을 받아들이자는 쪽과 신당의 총선 전략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이었다.

이 중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집권 초반 국정 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총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유로 당내에서는 특검을 절대 수용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그러나 이날 위기에 대한 '정면돌파' 입장을 밝히고 특검을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여기에는 BBK 특검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신당의 '기획입국' 및 '공작정치'로 맞불을 놓을 경우 이 후보나 한나라당으로서도 불리할 게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특검 수사 대상과 관련해 "특검법안의 내용은 원내대표가 신당과 의논해 결정할 문제지만 우리도 그런 주장(기획입국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17일부터 시작될 신당측과의 특검법안 협상에서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 외에 신당의 '기획입국' 등도 포함시키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의 선대위의 핵심 관계자는 "특검을 받아도 총선에서 불리할 게 없다. 여권의 기획공작이 사실로 드러나면 오히려 타격을 입는 쪽은 신당이다"면서 "(특검) 수사를 정확히 하면 검찰 조사처럼 (이 후보의 의혹은) '클리어'될 문제"라고 자신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