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왜 박근혜 만나러 갔나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7.12.16 16:38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지난 14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자택을 직접 방문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이 후보는 충북 옥천에 있는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한 뒤 경북 안동, 영천, 포항에서 잇따라 유세를 펼칠 계획이었다. 그러나 안동 유세까지 마친 이 후보는 돌연 영천 포항 일정을 취소한 뒤 급히 상경했다.

캠프측은 이날 이에 대해 "유세가 취소된 이유는 확실히 모르겠다. 늦은 시간 시장 상인들에게 민폐가 될 까봐 그런 것 같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데 같은 시각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만남을 위해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던 것.

이 후보는 16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광운대동영상과 관련한 긴급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좋은 행동을 해주기를 진심으로 호소하고자 (박 전 대표를) 찾아갔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당시 자택에 머물고 있었지만 사전 약속이 없었고 시간이 늦었다는 게 박 전 대표 측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아무런 연락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서 만나자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


박 전 대표를 그림자 보좌하는 안봉근 수행비서도 "그 시간에 대표가 쉬기 때문에 집사가 (그 시간에) 대표가 사람을 못 만나는 것을 안다"면서 "거절이고 뭐고를 떠나서 늦게 오면 만날 환경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30분쯤 박 전 대표의 자택 앞에 도착, 약 30여분을 기다리다 9시경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유일하게 동행한 이채관 수행실장은 다시 서울역으로 와서 KTX로 대구에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약속이 됐으면 만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진정과 진심을 직접 전하고 싶었다"고 만남이 불발된 데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오늘 이후 박 전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계획은 아직 없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의 '입'에 쏠리는 관심은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특검법' 등으로 국회가 시끄러워지면서 박 전 대표의 16일과 17일 지원 유세 일정이 취소된 데다 BBK 광운대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철회의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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