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동영상 후폭풍…"후보직 사퇴" 공방

최석환, 오상헌, 김은령, 이새누리 기자 | 2007.12.16 14:36

(상보)한나라 "공갈협박범과 공모" 역공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BBK를 자신이 설립했다"고 말한 지난 2000년 10월 광운대 최고경영자 강연 동영상이 전격 공개됐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정치권은 BBK와 무관하다는 이 후보의 주장이 거짓말로 드러났다며 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새로운 내용이 없다"며 "신당이 이번에는 공갈협박범과 공모하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 정치권 "후보직 사퇴" 압박 =신당의 부패정치세력 집권저지를 위한 비상시국회의와 비대위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운대 동영상으로 'BBK 거짓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이명박 후보는 모든 책임을 지고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BBK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대통령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했던 공언처럼 국민의 심판을 달게 받아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당은 아울러 "국회도 BBK 주가조작 사건의 은폐된 진실을 남김없이 밝혀낼 특검법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며 "한나라당은 더 이상 진실을 억압하지 말고 특검법 처리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논평을 통해 "먼저 'BBK 광운대동영상특강'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국민 앞에 고백하고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기다리라"고 촉구했다. 강 팀장은 "BBK와 전혀 무관하다고 발뺌해온 이명박 후보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점이 확연히 드러났다"면서 "이렇게 사실이 명백함에도 국정이 마비될 정도로 온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거짓의 굿판'을 벌여왔다"고 쏘아붙였다. 강 팀장은 "이명박 후보의 혐의를 벗겨줬던 검찰도 권력과 야합해 줄을 섰음이 확인됐다"고 검찰을 겨냥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이 후보의 사기극 실체가 드러났다"며 "오늘이라도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인수위 작업이 이뤄지기 전에 정권이 붕괴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 후보가 조금이라도 양심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모든 것을 고백하고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 한나라 "공갈범과 공조" 역공= 이명박 후보는 동영상 공개 사실을 보고받고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며 "아무 문제없으니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관계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정책으로 대결해야 할 시점에 상대를 험담하고,음해성 선거를 하는 등 이번 선거가 후진성을 면치 못해 안타깝다"며 "다행인 것은 우리 국민은 위대하기 때문에 이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 속지도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은 "이미 공개됐던 일간지 인터뷰와 같은 것으로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 후보의 당시 발언은) 새로운 수익 모델의 금융사업을 소개하면서 복잡한 사업들을 일일이 구분해서 설명하지 않고 동업자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부정확한 표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도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동영상 내용을 보면 BBK 설립 주체가 나오지 않는다. 누가 설립했는지는 나오지 않고, (동영상에는) 2000년 1월 BBK 투자자문을 설립했다고 돼 있는데 실제 BBK는 1999년 4월에 설립됐다. (BBK) 설립 일시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운대 특강은 동아일보 인터뷰 하루 뒤에 이뤄졌다"며 "LKe뱅크 동업 관계인 김경준을 추켜세우는 과정에서 그런 말(자신이 BBK를 설립했다)을 한 것이지,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신당이 공갈협박범과 공모하고 있다"며 역공을 폈다. 박형준 대변인은 "(신당이) 공갈 협박범과 공조해 대선 정국을 어지럽히고 있다"며 "1위 후보를 음해하기 위해 신당과 이회창 후보 측이 합작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또한 "정동영 후보와 정봉주 의원,신당 관계자들이 협박범들과 거래하고 공모했는지를 전화통화 내역 등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영상 어떤 내용인가=이날 공개된 동영상은 이 후보가 지난 2000년 10월 17일 광운대 최고경영자 과정 특강에서 2시간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담은 CD 2장 분량이다.

동영상에 따르면 이 후보 본인이 BBK를 설립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후보는 "제가 요즘 한국에 돌아와서 인터넷 금융회사를 설립중이고, 금년(2000년) 초에 BBK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며 "나의 사업목표는 설립 첫해에 수익을 내는 것이며, 벌써 지난 달(9월 말)까지 28.8%의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제 신문에 제가 증권회사를 만들었다는 내용이 이렇게 신문에 났다"라고도 했다. 이 후보의 특강 하루 전인 16일에 '중앙일보'와 '동아일보'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BBK를 이 후보가 창업했다는 인터뷰 내용에 대해 오보라고 주장해 왔다.

◆경찰,동영상 협박범 검거=마포경찰서는 이날 한나라당을 협박해 거액을 뜯어내려 한 혐의(공갈 등)로 김 모(54)씨 등 3명을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김씨 등은 "이명박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는 내용이 담긴 CD가 있다"며 한나라당을 협박해 15일 저녁 서울 한 호텔에서 한나라당 관계자를 만나 30억원을 건네받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한나라당에 대한 협박과 함께 지난주 'BBK 동영상을 갖고 있다'며 신당에 100억원을 요구했다. 신당측에서 이를 거절하자 이회창 후보측에도 3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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