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풍향계]대부업 관심 갖는 중견그룹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7.12.16 15:53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된다. 하지만 상당수준의 이익과 함께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비수익 부분인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자신의 몫을 어려운 소외계층에 나누는 기업의 모습을 보며, 고객들은 기업에 대해 '친구'와도 같은 우애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사회봉사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한편으로는 '고금리 사채업'이라는 대부업에 눈길을 돌리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대부업체 인수직전까지 갔던 중견그룹들

최근 사세를 급격히 키우고 있는 A그룹. 중견업체로 건설부터 유통, 금융까지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기업지위 상승에 따라 A그룹도 최근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다. 장애아 및 저소득 맞벌이 계층을 위한 복지단체를 설립하고, 매달 임직원들의 봉사활동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최근 시작한 사업에서는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A그룹이 얼마전까지 대부업 진출을 검토했던 것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A그룹은 상당한 덩치를 지니고 있는 대부업체 B사와 인수협상을 상당폭 진행했다. B사의 주요주주들과 협의를 했음은 물론이며, 구체적인 자산실사까지 벌이기도 했다.

이처럼 A그룹은 대부업에 거의 발을 내디딘 상태였지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해도 서민들에게 큰 짐을 지우는 대부업을 할 수는 없다"는 그룹회장의 의지로 B사 인수를 포기했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인 입장일 뿐, 실제와 다르다는 후문이다. 정확한 것은 그룹 내 여러가지 자금수요가 얽힌데다 대부업과 병행하기 어려운 신규사업이 겹친 것이 원인이었다. 신규사업의 경우 대부업보다 수익성은 다소 떨어지나 다수의 고객들을 상대로 수년간 확정수익이 보장된다는 메리트가 컸다.


또 다른 C그룹도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사회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역시 대부업 진출을 한동안 저울질했던 사례로 꼽힌다. C그룹은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이름이 높은데 주식투자 뿐 아니라 부동산 사업에도 일가견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투자자문업체들이 그룹회장과 관계를 맺고 있는데, 이 회장은 대부업의 수익성에도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는 전언이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C그룹 회장과 대부업체에 대한 투자를 상당폭 논의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바 있다"며 "하지만 투자결정 직전에 그룹 이미지 악화를 우려한 경영진들의 반발이 워낙 커 결국에는 사업을 접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회장은 아직도 대부업에 대한 사업성에 미련을 가지고 있더라"고 덧붙였다.

"거저 주라. 설령 돈을 잃더라도 친구는 잃지 않을 것이다. 빌려주라. 친구는 잃더라도 돈은 잃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문호 벌워 리튼은 지인들과 돈거래 할 경우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이렇게 경고했다. 하지만 이들 그룹 회장들에게는 "돈은 피요, 생명이다"라는 안티파네스의 말이 더욱 와닿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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