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럽인은 뉴욕서 쇼핑중"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7.12.15 14:08

달러 약세로 실질 구매력 높아져...뉴욕시 경기 '맑음'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는 브로나 컬리넌(34)은 얼마 전 3명의 친구와 뉴욕으로 여행갔을 때 필수 관광코스인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건너 뛰고 5번가에 있는 백화점과 명품 매장으로 달려갔다. 그 곳에서 그녀는 아일랜드에선 600~700달러를 줘야 하는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400달러에 품에 넣었다.
전세계 여성들의 로망 '마놀로 블라닉'(오른쪽). 이 명품 브랜드는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왼쪽)를 통해 유명해졌다.

달러 약세로 뉴욕을 찾는 유럽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이 오르면서 실질 구매력이 높아진 유럽인들의 쇼핑 열기로 뉴욕이 뜨겁다.

뉴욕관광기구(NYC&Co.)의 최고경영자(CEO) 조지 페르티타는 "2년 전 1파운드로 1.5달러를 바꾸던 영국인들은 이제 2달러를 손에 쥐게 돼 구매력이 커졌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요즘 길거리에서 수많은 쇼핑백을 들고 걸어가는 이들 대부분은 외국에서 여행온 이들로 바니(Barney's)와 같은 고급 백화점에서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불어로 얘기하는 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고급 백화점 바니

명품 구두 브랜드인 마놀로 블라닉의 조지 말커머스는 "수년 전 한 켤레 사갈까 말까 하던 유럽 여성들이 한 번에 대여섯 켤레의 구두를 사들고 간다"고 전했다.

메이시스 백화점의 수석 매니저 조안 울프는 "하루에 백화점을 찾는 외국 관광객이 6000명에 달한다"며 "뉴욕을 찾는 이들이 너무 많아 영국과 아일랜드엔 과연 사람들이 남아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라고 전했다.

덕분에 미 경기를 우려하는 가운데서도 맨해튼 상인들과 호텔은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유럽 관광객들이 잔뜩 얼어붙은 부동산시장과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월가를 대신해 뉴욕시 재정을 채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C&Co에 따르면 올해 맨해튼 호텔 숙박률은 평균 90%에 달해 호텔에서 거둬들일 세입도 지난해 3억2580만달러에서 19% 늘었다.

지난해 뉴욕시를 찾은 관광객 4400만명 가운데 17%가 외국인이였고 이 기간 관광객들이 소비한 247억달러 가운데 절반이 이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이 기간 뉴욕시가 거둬들인 관광수입은 19억4000만달러. 유럽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올해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형 명품 아웃렛 매장이 자리한 뉴저지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뉴저지의 쇼핑몰에선 외국인 비자를 갖고 있는 이들에겐 가격 할인 혜택까지 주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2003년 뉴욕을 방문한 외국 관광객은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 달러/유로 환율은 1.13달러, 파운드는 2.03달러로 현재 1.45달러, 1.63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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