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인플레 우려, 일제 급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12.15 06:39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소비자 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미국경제가 경기는 침체되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모양새를 갖춰가는게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물가상승으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물건너 갈수 있다는 전망이 다우지수를 150포인트 이상 끌어내렸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78.11포인트(1.32%)하락한 1만3339.8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20.46포인트(1.37%)떨어진 1467.95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 역시 32.75포인트(1.23%) 밀린 2635.74를 기록했다.
장초반부터 약세를 보인 미 주요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진 끝에 장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한주간 2.1% 하락했다. S&P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4, 2.65 내려앉았다.

PNC파이낸셜 서비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로버트 다이는 "이번주들어 예상보다 호전된 소매 매출, 급격히 상승한 물가, 애매한 연준의 FOMC 성명서 등 엇갈린 변수들이 혼재되면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 인플레 '비상', 경기관련 대형주 약세

이같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관련 대형주들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 둔화에 따른 민간 소비 감소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미 최대 전동공구 업체는 주력제품 리콜과 실적전망 하향 영향으로 5개월래 최대폭인 8.5% 급락하면서 하락의 선두에 섰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도 3.1% 하락했다.

유통업계도 지난달 온라인 매출이 사상 최저 증가세를 보인 여파로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콤스코어는 11월1~12월11일 사이 온라인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해 사상 최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해 증가세는 26%였다. 콤스코어는 또 11~12월 전체 증가율도 20%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이 3.6% 급락했고 이베이도 4.1% 밀렸다.

전자제품 소매체인 서킷시티는 애널리스트의 부정적인 실적전망 영향으로 59센트 8% 급락한 6.82달러로 마감했다. 베어스턴스는 TV가격 하락과 유료 보증 판매 실적 저하로 서킷시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정용품 판매 체인 홈디포 역시 3.6% 내려섰다.

금융주들도 약세를 지속했다.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은 신용등급 하향 여파로 1% 떨어진 30.70달러를 기록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전날 씨티그룹의 신용 등급을 Aa2에서 Aa3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씨티그룹이 상당한 규모의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을 상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89센트 떨어진 42.16달러, JP모간은 56센트 하락한 45.20달러로 마감했다.

◇ 유가 약세, 달러 강세


인플레이션 우려 영향으로 유가는 하락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미국채 수익률도 상승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98센트 떨어진 91.27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장중 93.38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 영향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물가상승으로 미국의 원유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원유 결제수단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국가들의 구매력이 약화돼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약세 배경이 됐다.

오후 3시3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의 1.4633달러에서 1.4421달러로 1.6% 급락(달러 가치 상승)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이날 오전 1.465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CPI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 한때 1.4410달러선까지 내려갔다. 이는 2004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엔/달러 환율도 전날의 112.21엔에서 113.35엔으로 1.14엔 급등하는 등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일제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4.242%,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3.320%로 전날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 물가 대폭 상승, 산업생산 예상 상회

이날 발표된 산업생산 수치는 좋았으나 물가 상승 지표에 가려 빛을 잃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8%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 0.6%와 전월의 0.3%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CPI는 0.3% 상승, 역시 전문가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같은 달 에너지 비용이 5.7% 상승하며 CPI를 끌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에너지 비용 증가율은 1.4%에 불과했다.

11월 산업생산은 전문가 예상을 상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1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3% 상승, 전문가 예상치 0.2%를 웃돌았다. 같은 달 설비가동률은 81.5%를 기록해 전월(81.4%)은 웃돌았지만 월가 예상(81.7%)에는 못 미쳤다. 자동차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의류 및 화학업종의 부진함을 상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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