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수입대국' 한국, 수출 나선다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12.17 07:59

신영·하나대투·코스모·삼성 등…미래에셋 동시다발 수출추진

한국의 '토종'펀드들도 서서히 해외수출의 포문을 열고 있다. 주로 해외운용사의 펀드를 들여오거나 복제해 파는 '펀드 수입국'에서 '펀드 수출국'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하나대투증권이 출자한 HFG인베스트먼트와 신영투신이 해외투자자용 펀드를 출시한데 이어, 삼성투신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해외투자자를 위한 토종펀드 출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먼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자문사인 코스모투자자문.

코스모투자자문은 케이먼군도와 버진아일랜드 등에 설립된 해외투자자용 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운용규모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25조원이 넘는 순매도행진을 벌이는 가운데에도 꾸준히 외인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대표는 "3~4년 전부터 해외투자자를 위한 여러형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며 "가치투자에 기반해 주식 롱·숏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용사 중에서는 신영투신이 지난달 22일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 시장에 100% 투자하는 롱·숏펀드를 케이만군도에 설립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골든오크코리아얼터너티브 스트래티지라는 이름의 이 펀드는 신영투신의 마라톤 펀드의 종목구성을 그대로 복제해 운용된다.

하나대투증권이 출자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HFG인베스트먼트도 이달 3일 해외투자자를 위한 펀드오브헤지펀드인 'HFG코리아펀드(HFG Korea Fund Ltd.)'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한국시장에 투자하는 10여개의 헤지펀드를 묶은 재간접헤지펀드 형태로 운용된다.

삼성투신도 국내에서 운용중인 '삼성 당신을 위한 리서치'펀드를 일본 금융기관에 수출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해외진출에 공을 들여온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펀드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단일 상품 수출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홍콩·인도·미국 등 전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미래에셋의 금융상품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은 먼저 2008년 초 유럽수출을 위해 룩셈부르크에 미래에셋글로벌디스커버리펀드라는 이름의 SICAV(개방형공모펀드:주로 유럽지역 투자를 위해 룩셈부르크에 상장된 펀드를 일컫는다)를 설립할 계획이다.

엄브렐러 펀드(여러 펀드를 한 펀드에 담아 비중을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의 펀드) 형태로 운용되는 이 펀드에는 미래에셋이 한국·중국·인도·아시아태평양(AP)시장에서 운용하는 9개의 펀드가 편입될 예정이다. 유럽 뿐 아니라 홍콩,싱가포르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이 판매사 허가를 받으면 즉각 자금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도의 경우 최근 펀드운용 및 판매승인을 받은 미래에셋현지법인을 통해 미래에셋펀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철성 미래에셋자산운용 마케팅부문 대표는 "한국과 중국·인도 등 해외에서 보여준 성과를 통해 아시아퍼시픽 지역 투자를 원하는 많은 선진국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홍콩과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과 중동 등 지역으로도 판매를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중국·인도의 경우에도 좀 더 빨리 진출했더라면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부펀드 등 중국과 중동지역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막대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발빠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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