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기름 사고…환경처리업 '상한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7.12.19 17:48

[머니위크]

아름답던 태안의 푸른 물결이 검은 재앙으로 뒤덮였다. 어민들은 생계의 터전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이고 자원봉사자들은 '희망'을 가슴에 품고 끝도 없는 복구작업에 힘쓰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7시 발생한 유조선 HEBEI SPIRIT호와 크레인 부선 삼성1호의 충돌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1만500킬로리터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어장피해는 8개읍면 339개소 3780헥타아르(1130만평이상)에 이른다. 4개면 15개소의 해수욕장도 피해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기름띠가 태안반도를 넘어 안면도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규모는 최소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태안 앞바다와 인근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고 정부 기업체 의료계 등에 이어 외국인노동자까지 자원봉사활동에 나섰다.

이에 반해 증권가는 관련주 찾기로 떠들썩했다. 대선 관련주, 엑스포 수혜주 등 이슈마다 관련주 등 수혜주 찾기에 능숙했던 증권가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 것은 무엇보다 환경전문 처리업체들이다. 이번 태안 사고가 지난 1995년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보다 기름 유출량이 2배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석에 힘입어 사고 초기 코엔텍 와이엔텍 태경산업 자이엘정보 디앤에코 인선이엔티 젠트로 등이 상한가에 진입했다.

코엔텍은 울산지역에서 사업장 폐기물 매립과 소각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와이엔텍은 여수석유화학단지의 석유관련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를 담당하는 업체로 지난 1995년 시프린스호 사건 당시 폐유 폐흡착포 등을 처리한 바 있다.

와이엔텍 관계자는 "피해당사자 여러분께 죄송한 일이지만 시프린스호 사건 당시 매출액이 급증, 기업의 성장을 다지는데 도움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엔텍과 와이엔텍은 이번 사고와 관련 환경부 폐기물 처리업체로 선정됐다. 각각 울산과 여수에 근거를 두고 있어 충남 태안까지 폐기물 처리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번 사고규모가 워낙 큰만큼 폐기물 처리에 뛰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코엔텍 관계자는 "울산과 태안이 거리상으로 멀기는 하지만 국가적 소임이라는 판단 아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사고 규모가 워낙 커서 업체들이 다 동원된다 해도 처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 폐기물 처리 참여 공시를 밝힌 인선이엔티는 건설 폐기물 처리와 재생골재업이 주사업이지만 광양에 폐기물 매립지를 갖고 있다.

인선이엔티는 기름유출에 따른 폐기물처리는 환경부 주관으로 처리토록 결정됐으며 한국산업폐기물처리공제조합으로부터 현장관리 계획에 의거 적극 동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이엘정보통신은 해양경찰의 방제 시스템에 IT 서버나 방제 솔루션 등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해경에 6억원 규모의 방제 시스템 매출이 있었다. 전체 매출액의 5%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해경이 이번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향후 방제 시스템을 확대할 경우 수혜주로 부각받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매출규모가 미미한 만큼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태경산업은 회사의 유보적인 설명에도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현재 사용하는 폐흡착포 물량이 국가 비축물량이고 수입산이 많은 만큼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에도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했다.

디앤에코는 해양오염 복원업체로 부각,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업체의 경우 원유 폐기물 처리와 무관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분뇨로 하수처리를 하는 생물학적 공법을 이용해 해양오염방지를 하는 기술을 갖고 있지만 원유 오염처리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수처리 환경전문업체 젠트로도 한때 상한가를 기록했다. 젠트로는 오염토양 정화방법에 관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젠트로의 특허는 오염토양으로부터 추출되는 침출수 또는 지하수를 생물반응기에 공급, 미생물을 배양함으로써 오염원을 처리하는 방법이다. 특허를 가지고는 있지만 실제로 태안 사고와 관련 어떤 매출을 연결 짓기에는 무리라는 반응도 있다.

태안 관련주들은 사고가 발생한 후 일주일동안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갔다. 실제로 어떤 업체가 실질적인 수혜주인지 판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태안 수혜주들의 주가가 이틀만에 희비가 엇갈린 것은 첫날 수혜주 찾기가 주먹구구식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조금만 연관성이 있으면 수혜주로 갖다 붙이는 묻지마식 테마 편승에 따른 거품이 조기에 꺼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태안 관련주 급등락이 발생한 것과 관련 구체적인 실적파악 없이 무분별한 관련주 찾기가 다시 한번 기승을 부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 증시 관계자는 "대형 이벤트나 사고가 나면 해당 수혜주 열풍이 불지만 이들 중 실제 수혜 폭이 큰 경우는 드물다"며 "관련 테마가 형성된 것처럼 보인다고 곧바로 추격매수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11월말 여수 엑스포 관련주 사례를 볼때도 이와 같은 분석의 확장이 가능하다. 남해화학, 휴켐스, GS칼텍스 등이 수혜주로 거론됐지만 실제로 이들은 공장부지로 해당 토지를 사용하고 있어 여수 엑스포 개최에 따른 수혜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여수지역의 땅값이 엑스포 개최로 오를 경우 땅값인상으로 공장부지 추가확보가 불가능해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관련업체들이 화학 등 전방산업 호조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수익확대가 가능한만큼 땅값 상승은 이들의 주가에도 호재가 아닐 것이라는 설명이다.

봉원길 대신증권 스몰캡팀장은 "수혜주라면 우선 매출과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며 "관련업종에 종사한다거나 보유토지가 있다는 내용만으로 급등하는 테마주 투자는 향후 급락도 우려되는 만큼 무엇보다 실적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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