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습관만 바꿔도 '돈' 번다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8.01.02 09:02

[머니위크 커버스토리]새해 바로잡아야 할 재테크 습관

작은 습관이 인생을 바꾼다. 나쁜 식습관이 건강을 크게 해치고 성공과 실패의 간극도 작은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종자돈을 굴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습관이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

수입이 같아도 소비 습관에 따라 저축이나 투자 여력이 달라지고 적금을 만기까지 가져갈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장기적인 재무건전성에는 현격한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자산 형성 뿐 아니라 신용과 재무 리스크까지 1인치의 차이가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탄탄한 재무설계를 위해 버려야 할 습관을 짚어 보았다.

◆ '귀차니즘'을 극복하라 = 30대 직장인 주사랑 씨는 연일 이어지는 송년회 술자리를 빠짐없이 챙기느라 연말정산을 '깜빡' 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정당화했지만 동료들이 '1월의 보너스'를 받을 때의 씁쓸한 기분은 좀처럼 수습이 되지 않았다.

노후 대비를 위해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하기로 한 노테크 씨. 상품 구조가 어찌나 복잡한 지 설계사와 마주보고 앉아 설명을 듣는 데 세 시간이나 걸렸다. 간신히 내용을 이해했을 뿐 가입을 해도 괜찮을 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설계사의 권유에 만기 10년짜리 상품에 덜컥 계약을 하고 말았다. 다른 상품을 물색하고 장시간 설명을 들어야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서 였다.

밤 늦게 퇴근한 나태해 씨는 대문 앞에 붙어 있는 고지서를 하나 발견했다. 고지서에는 이달에도 전기료를 내지 않으면 전기 공급을 중단한다는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소위 '귀차니즘'은 자산관리의 독이다. 작은 헛점을 소홀히 넘겼다가 신용에 흠집이 생기고 수입원을 상실하기도 한다.

◆ 지출보다 저축이 먼저 = 쓰고 남는 것을 저축할 때와 저축하고 남는 금액에 맞춰 지출을 통제할 때의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또래에 비해 많은 연봉을 받으면서 마이너스 통장의 도움 없이는 생활을 유지하기 힘든 이들이 있는 반면 많지 않은 월급을 쪼개 착실하게 자산을 늘려가는 이들도 있다. 부자가 되는 관건은 수입을 늘리는 것보다 씀씀이를 관리하는 데 있다는 주장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어떤 일에나 순서가 있듯 자산관리도 먼저 할 것과 나중으로 미룰 것이 따로 있다. 장기적인 자산관리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매월 필요한 저축과 투자 목표를 채워나가는 것이 소비에 선행돼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적정한 저축 규모는 얼마일까. 재무 컨설턴트가 권고하는 저축 규모는 수입의 40~50%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미혼이라면 60%를 제시하기도 한다.

◆ 시장 예측은 금물 = 내년에는 무슨 펀드가 뜰까. 제2의 현대중공업은 어느 종목일까.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들이지만 섣부른 시장 예측은 금물이다. 단기적으로 기대 수익률을 가늠해서 접근해서는 과학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을 하기 힘들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는 장기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기도 하다. 긴 안목에서 자산 시장을 보고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인내할 수 있는 의지를 꺾어버리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 애널리스트 사이에 2008년 국내외 주식의 기대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만큼 먹고 튀자는 식의 투자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똑같은 종목이나 펀드도 투자자들의 개인 성향이나 투자 목적에 따라 적합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투자 지역이나 자산을 결정하는 근거는 자신의 투자 기간과 목적, 성향이 고려돼야 한다.

◆ 투자는 유행이 아니다 = 보험이든 펀드든 어떤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투자 목적과 기간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 또 목적과 기간에 맞게 적합한 자산을 선정하고 해당 자산을 편입하는 금융상품을 찾아야 한다. 투자의 과정에서 '어떤 상품에 투자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마지막에 고려해야 할 문제인 셈이다.


투자는 유행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이나 신문에서 자주 언급하는 상품에 줄서기를 해서는 현명한 투자자라고 볼 수 없다. 튀는 상품이 고수익을 내 준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강경률 SC제일은행 PB는 "리츠나 일본펀드, 물펀드 등 이른바 '못난이 펀드'는 특정 테마나 지역에 과도하게 큰 기대를 가졌기 때문에 발생한 실패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체에너지와 같이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문제와 중단기적으로 시장의 성장과 관련 업계의 성장이 가시화되는지 여부는 구별해야 한다"며 "과거의 데이터가 충분하고 가까운 장래의 수익성이 검증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 역시 대중의 움직임에 편승하기보다 자기 중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그는 "금융회사 PB의 조언도 가려서 받아들여야 한다"며 "확고한 투자 원칙과 목표를 갖고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는 것이 힘, 공부하라 = 모르는 것이 약인가? 아는 것이 힘이다! 재테크도 예외가 아니다.

영업 일선의 금융회사 직원들은 투자자의 지식 수준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한다. 은행의 영업점 직원보다 박식한 투자자들이 있는가 하면 가입하려는 펀드의 성격과 운용방식도 모른 채 소중한 종자돈을 맡기는 이들도 있다는 것.

자산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간접투자 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밑천 없이 덤볐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금융회사 PB가 투자자의 개인적인 상황을 내 일 처럼 챙겨 완벽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을 뿐 아니라 투자자보다 회사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은행 PB는 "금융회사를 현명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은행이든 증권사든 팔고 싶은 상품을 중심으로 홍보할 뿐 '우리는 판매하지 않지만 고객님께 적합한 상품이 다른 은행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조언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 그는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서도 장점 뿐 아니라 단점을 알려주는 PB와 거래하고 여러 금융회사에서 정보를 취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여운봉 미래에셋생명 지점장은 "목적에 맞는 투자를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공부해야 한다"며 "심지어 펀드의 기준가격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금융회사 직원이 시키는대로 덜컥 가입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아는 곳에 투자하는 것만큼 안전한 투자는 없다.

◆ 지나친 쏠림을 경계하라 = 사람마다 투자 성향이 제각각이고 투자자산을 배분할 때 이를 감안해야 하지만 어느 한 쪽으로 지나치게 쏠리면 곤란하다. 자산의 성격 뿐 아니라 종류 및 지역 역시 분산이 필요하다.

극단적인 공격적 성향을 가진 이들 중에는 '못 먹어도 고'를 외치며 신용대출을 받아 펀드에 투자하는 대범함을 과시한다. 올바른 투자 방법이 아니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때로는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이 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으로 제시되지만 자신의 소득과 금융비용을 먼저 따져봐야 하며 특히 펀드의 경우 부동산에 비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빚을 내 투자하기에 적합한 상품이 아니다.

저금리 시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만 고집하는 것도 지양해야 하기는 마찬가지다. 원금보장이 자산관리의 안전판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최근 은행 예적금 금리가 5~6%대로 올랐지만 소득세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원금만 보장될 뿐 투자 기간에 대한 수익률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투자자산을 부동산에만 '올인' 하거나 특정 펀드 또는 상품 펀드에만 집중 투자하는 '쏠림'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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