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제 첫실시, '혼란속 기회를 잡아라'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7.12.13 17:19

대학입학정보박람회에 1만여명 몰려

"활용할 수 있는 입시 정보가 부족해 막막하다"

13일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 홀에서 개최된 2008 대학입학정보 박람회를 방문한 대다수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토로한 심정이다. 입시 설명회장에서는 자신을 '학교 교사'라고 밝히며 입시에 대한 질문을 하는 교사들도 눈에 띄었다.

박람회 개최 첫 날 몰린 1만여명에게서는 등급제 첫 실시로 "모범 사례가 없다"는 혼란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학생 ㆍ학부모 ㆍ학교 '혼란 상태'

1 : 1 진학 상담을 받을 수 있는 50개 부스의 진학 진로 상담관은 매시간 수험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상담을 받기 위한 사전 인터넷 접수는 모두 마감됐지만 현장 접수를 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학생들도 접수증을 들고 오랫동안 대기 중에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백승훈(19)군은 "학교에서도 대입 정보에 대해 속시원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아 주변 친구들도 개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러 다니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학부모인 신형숙(46)씨도 "1,2점차로 등급이 낮아지고 높아지는 게 몇 개 된다고 하니 운이 많이 작용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노력한 만큼 그대로 평가받는다는 차원에서는 점수제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앙상담교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병기 영등포여고 교사는 "작년까지의 제도가 가는 실선으로 학생들을 한줄로 세우는 제도였다면 올해부터 실시되는 등급제는 굵은 동아줄을 갖고 한줄로 세우는 제도"라고 비유했다.

미세한 점수차로 칼같이 학생들을 서열화 하는 것 대신 단면적이 넓게 등급화 시켜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전형요소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 등급제의 취지라는 설명이다.


최 교사는 최근의 등급제 논란과 관련, "1점차로 등급이 갈렸다는 학생들의 불만이 높지만 0.5점 차이로 대학에 붙고 떨어지는 학생들은 작년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만 해도 각 대학들의 수능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지만 수능 점수 이외의 변별요소가 필요하게 되면서 학생부 등의 미세한 점수차가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게 돼 공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

◇ '입시 전략, 이렇게 짜라'

이 날 박람회장 대입 설명관에서 '2008 정시모집 특징 및 대비전략' 강연자로 나선 영일고 최기곤 교사는 "수리 '나'형과 과학탐구 영역 응시생의 증가로 교차지원이 가능한 중위권 대학들의 경쟁률과 합격선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수능 평균등급보다는 영역별 등급구성을 잘 짜서 지원대학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가산점이나 가중치 부여, 등급 간 점수차, 누적인원 비율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활용요소나 비율이 다양한 만큼 학생들 개별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방법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논술이나 학생부가 약하면 수능 100% 전형을 노리고 유리한 수능 영역 조합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논술'이라고 강조했다. 각 대학 별로 논술에 대해서는 기본점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로 당락이 갈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병기 교사는 "어떻게 수능 각 영역을 조합해도 동점자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위권 대학 가운데는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학교들이 많기 때문에 이들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는 내신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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