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장세서 진가 발휘할 '마라톤펀드'

박영암  | 2007.12.21 13:26

[머니위크]돈 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장기투자자들에게 인내력에 상응하는 양호한 수익률로 보답하고 싶다."

국내증시를 대표하는 '가치주 펀드'중 하나인 신영투신의 '마라톤주식(A형)펀드'(이하 마라톤펀드)의 이헌우 수석 펀드매니저는 13일 "국내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저평가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가치주펀드의 진가는 더욱 더 각광받을 것"이라며 "적어도 5년에 2배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투자자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향후 운용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라톤주식A형' 펀드 는마라톤이라는 펀드명처럼 한국경제와 한국기업의 장기성장성을 확신하는 투자자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

◆ '연 15%, 5년에 두배' 운용목표

이 수석의 주장은 결코 허언이 아니다. 2002년4월25일 설정된 마라톤펀드의 장기운용성과는 투자자들을 흡족케 하고 있다. 설정이후 누적수익률은 272.30%이다. 이는 같은기간 벤치마크(코스피지수*90%+CD*10%)를 166.68%포인트 초과 달성하는 양호한 성적이다. 연초이후 수익률도 50.01%를 기록했다(12일기준). 현재까지 나타난 운용성과만 놓고 본다면 '5년에 2배 수익률'이라는 운용목표를 무난히 달성한 셈이다.

안정성 측면에서도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모닝스타코리아에 따르면 13일기준으로 코스피지수 대비 베타계수는 0.81로 나타났다. 국내증시가 10%하락할때 -8%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돋보였다는 게 안상순 모닝스타코리아 펀드평가팀장의 설명이다. 베타계수는 코스피지수(베타계수=1)가 1% 움직일때 펀드수익률의 등락폭을 보여주는 지표로 클수록 변동성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수익률과 안정성이 모두 뛰어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설정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초 2703억원에서 12일현재 5899억원으로 3196억원 증가했다. 펀드운용철학과 편입종목은 유사하지만 수수료 등이 다소 상이한 '범 마라톤 펀드'를 모두 합친 설정액은 1조600억원으로 가치주 펀드로서는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 '장기' 저평가''저가' 등이 운용전략의 핵심

마라톤펀드의 운용전략은 살펴보면 매우 단순해 보인다. 이 수석은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졌듯이 저평가 종목을 발굴, 서브프라임 이슈 등 시장충격으로 급락할 때 싸게 매수해서 시장이 적정가치를 인정해줄 때가지 보유하는 게 운용전략의 알파요 오메가"라고 설명한다.

먼저 마라톤펀드는 저평가 종목을 ▲ 경영진의 자질 ▲ 재무적 안정성 ▲ 시장지배력 등을 감안해서 선정한다. 이렇게 분류한 종목들을 대상으로 ▲ 과거가치(자산) ▲ 현재가치(수익) ▲ 미래가치(성장)라는 잣대로 분기당 300개를 추려낸다.

과거가치는 과거 영업활동의 산물로 기업이 보유중인 자산대비 현주가수준(PBR), 현재가치는 기업이 현재 벌어들이고 있는 이익대비 현주가수준(PER) 그리고 미래가치는 신규사업 등 향후 신규사업을 통해 기업이 벌어들일 미래현금흐름 대비 현주가수준 등을 의미한다.

이 수석은 "미래가치보다 과거와 현재가치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에 미래 성장성과 수익성이 과도하게 부각되는 종목은 편입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태양광 사업의 최대 수혜주인 동양제철화학을 한주도 편입하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최근 국내증시 급등으로 전통적인 개념의 '저평가 가치주'를 발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 수석은 하소연한다. 그는 "워렌 버핏이 최근 '한국주식이 일방적인 저평가 상태에서는 벗어났다'고 언급한 것처럼 국내증시에서 두드러지게 저평가된 주식을 찾기 힘들다"고 인정했다.

국내증시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증대하고 있고 해당기업도 주가관리에 적극 나서는 등 저평가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다 자산운용시장이 급증하면서 펀드매니저들이 경쟁적으로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고 있는 점도 과거와 다른 저평가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장변화를 반영해서 이 수석도 PBR과 PER를 중시하면서도 미래성장성도 감안해서 저평가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즉 코스피지수가 2000대에 접어들면서 일방적인 저평가 상태가 상당부분 해소됐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치투자의 잣대를 다소 확장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 펀드안정성 제고위해 100 여개 종목 편입

마라톤펀드는 펀드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100여개에 달하는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10월1일 현재 104개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 같은날 기준으로 국내 성장형펀드의 대명사인 미래에셋자산의 '디스커버리펀드'가 48개를 편입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편입상위 10개종목을 보면 삼성전자(6.16%) 한국전력(3.82%) POSCO(3.63%) KT(3.19%) 롯데쇼핑(2.59%) SK텔레콤(2.33%) 롯데제과(1.82%) SK(1.81%) 국민은행(1.56%) 우리금융(1.55%)의 순이다. 이들 상위 10개종목이 펀드내 비중은 28.46%에 달한다. 나머지는 중소형 가치주들로 채워져 있다.

이중에서 눈길을 끄는 종목은 바로 한국전력과 KT. 정부의 가격통제 규제 등으로 올 상승장에서도 시세를 내지 못했던 두 종목을 대량 편입하고 있다.

이 수석은 "이들 종목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종목은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배당이나 향후 규제완화시 예상현금흐름 등을 감안할때 현주가도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즉 최근 KTF와 합병설이 흘러나오는 KT의 경우 두 회사가 시가총액비중대로 합병할 경우 KT의 시가총액은 30%이상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합병으로 자사주와 KTF주식이 소각되면서 주당순이익과 주당자산가치가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물론 실제 합병이 성사되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이를 묵묵히 인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전력은 정부의 전력요금 규제로 고전하고 있지만 배당이나 민영화 재료 등을 감안할 경우 충분히 보유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 미래에셋 '디스커버리'와 찰떡 궁합

김휘곤 삼성증권 상품관리파트 과장은 "강세장에서 선전하는 미래에셋의 '디스커버리펀드'와 마라톤펀드는 운용스타일이 상반되기 때문에 상호 단점을 보완해 주는 찰떡궁합"이라고 추천했다. 미래가치에 역점을 두고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미래에셋과 과거와 현재가치 대비 저평가 종목을 대량 편입하는 신영투신의 운용철학이 상호보완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이슈로 코스피지수가 1630대까지 추락했다가 2085까지 반등하는 동안 미래에셋 펀드는 수익률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하지만 같은기간 마라톤펀드 등 신영투신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반면 11월중순이후 최근까지 중국관련주들의 약세로 미래에셋펀드가 부진한 반면 마라톤펀드는 KT와 한국전력 SK텔레콤 등의 선전으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마라톤펀드는 또한 비용이 저렴해 장기투자에 유리하다. 운용과 판매보수 등 전체 비용이 1.55%에 불과하다. 통상 2.30%대의 주식펀드 보수보다 0.75%포인트 적다. 1000만원을 투자할 경우 연간 7만5000원의 보수가 절감된다는 얘기다. 신영투신측은 "적어도 5년이상 장기투자를 요구하는 만큼 펀드보수를 낮춰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마라톤펀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비롯해서 신영 삼성 우리투자 동양종금 하나대투증권 등에서 판매중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