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사고, 유조선이 원인 제공?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7.12.12 17:16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6일째, 다시 기름막 확산

바지선과 유조선 간 충돌로 서해안 일대가 기름에 잠긴 지 엿새째, 전날까지 주춤했던 기름띠가 다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해양경찰청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한 때 바람이 잦아들어 전날까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던 기름띠는 다시 사고 지점인 충남 태안반도 앞바다에서 남서쪽으로 50km 이상 떨어진 안면도 근처까지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초속 7~10m 정도의 강한 북서풍이 불어 기름띠를 안면도 인근 서해안으로 몰고갔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사리'가 이날까지 이어져 기름띠가 더 남하할 우려가 크다.

반면 가로림만과 경기만 인근까지 뻗쳐 있는 기름띠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더 이상 북상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어장 피해면적은 태안 소원면·원북면·근흥면을 비롯해 서산 대산읍·팔북면·지곡면 등 8개 읍·면에 걸쳐 3740헥타아르(ha, 약1131만평)에 이르렀다. 해수욕장 피해도 15곳에 달했다.

아울러 사고 원인을 둘러싼 수사도 활발해지고 있다.


사고 당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지정된 정박 구역을 벗어나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최상환 충남 태안 해양경찰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유조선 쪽에서 사고 직전 악천후 상황에 대해 안이한 판단을 내려 필요하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조선 관계자 조사를 빨리 마쳐 유조선과 예인선단의 과실 비중을 따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태안 해경에 따르면 삼성1호와 예인선을 연결하는 와이어(철끈)가 끊어진 시점은 유조선과 충돌하기 불과 10여분 전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와이어가 끊어지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충돌할 우려가 높은 거리였다는 설명이다.

해경은 사고 유조선 관계자를 소환해 당시 피항 조치의 적절성과 충돌 경위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사고 해역 수중 조사를 통해 유조선과 해상크레인과의 충돌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또 예인선과 삼성1호를 연결했던 와이어의 절단면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조사를 의뢰, 사고 원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한편 방제대책본부는 사고 6일째인 이날까지 태안일대 육상 기름 방제작업에 약 3만2000명을 투입했으며, 이를 통해 6300여톤의 폐기물과 1040톤의 폐유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또 방제장비 부족으로 작업의 진척이 느리다고 판단, 중국·미국에 장비·기술·전문가 등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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