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국, 위안절상으로 방향선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2.12 10:55

인플레로 서민 불만 가중, 금리인상 폐해 줄이려 위안절상

중국이 결국 위안화 평가 절상 가속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가치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면서 외환 당국을 압박하고 있어 결국 '위안화 환율 평가 절상은 대세'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식료품 가격 급등에 영향받아 11년래 최고치로 치솟음에 따라 금리 인상, 위안화 평가 절상, 대출 제한 등 중국 정부의 강도높은 추가 긴축 정책 도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은 가뜩이나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한 숨 쉬고 있는 중국 서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위안화 평가 절상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민은행은 12일 위안/달러 환율을 7.3647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최고다. 이날 위안/달러 환율은 사상 처음으로 7.36달러 선으로 내려 앉았다.

현재 중국은 위안/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을 ±0.5%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과 유럽 각국은 중국 외환 당국이 이러한 환율 변동 제한폭을 확대해 더 빠른 위안화 평가 절상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내부에서도 위안화 절상만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올바른 해법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6.9%를 기록했다. 지난 1996년 12월 7%를 기록한 이후 11년래 최고치다. 특히 중국 서민들이 주로 먹는 돼지고기 가격은 56% 급등했고, 식용유 가격도 35%나 올랐다.

이처럼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가게 주름살이 깊어지면서 중국 국민들의 정부를 바라보는 시선도 싸늘해 지고 있다. "마오쩌둥의 시대로 돌아가는게 낫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심층 취재를 통해 중국 서민들이 물가상승으로 겪고 있는 고통과 함께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국민들의 불만이 가중되자 무엇보다 빈부 격차를 줄이겠다고 선언한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더욱 강도높은 정책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단 지준율 인상과 더불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벌써 6번째다. 그러나 금리를 인상할 경우 고스란히 대출자의 부담이 늘면서 서민가계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민은행이 금리를 계속 끌어올릴 가능성은 낮다는게 중론이다. 이는 인민은행이 적절한 금리 인상과 함께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제공한다.

특히 무역 불균형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위안화 평가 절상이 시급하다. 위안화의 빠른 평가절상을 허용해야지만 수입 식품 가격이 하락하는 한편 무역 흑자 규모 축소로 통화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홍량은 "중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이미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결책은 (금리 인상 보다는) 위안화의 절상을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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