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시장에서도 이동평균선이 의미 있는가?

남궁원 외부필자 | 2007.12.10 12:16
참 재미있는 시장이다. 필자는 지난 주 칼럼에서 주 초반 1930 중반을 장악하는 양봉이 나와야 그 위가 있다고 주장했었다. 월, 화 큰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던 시장은 수요일 나름 양봉을 길게 뽑으며 종가 1938로 강력 저항 라인을 뚫고 올라갔다.

역시 저항 라인을 뚫은 상승 관성은 다음날 우리에게 1970선을 잠깐 맛보게 했으나 이틀 동안 그 위를 뚫고 올라가지는 못하며 금요일 종가 1934.32로 마감하였다. 결국 한 단계 레벨업하긴 했으나 다시 좁은 박스권에 갇히고 말았다.

벼랑 끝에 다시 걸쳐놓은 형국이다. 여기서 다시 힘들게 뚫은 라인을 지지 라인으로 못 삼고 벼랑 아래로 떨어질 것인지 힘들게 버텨 나가며 FOMC 이벤트를 기다릴지는 시장의 선택이다.

미국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FRB)는 1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 공개 시장 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 세계적인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시장은 참 재미있다.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인 것이다. FOMC에서 금리 인하를 발표시 주식 시장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0.25% 인하시에는 시장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하락이 올 수도 있다. 인하폭이 낮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깜짝 싼타 선물을 바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사실 금리 발표 이후 나오는 성명서가 더 중요하다. 만약 FRB가 인플레이션 우려보다 신용 경색 등의 경기 하강 우려를 더 중요시한다면 투자자들은 이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고 주식을 사기 위해 달려들지도 모른다.
물론 0.5% 인하시에는 나름 랠리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버냉키 의장의 깜짝 선물에 두 달 전과 같은 깜짝 랠리가 올 수도 있다. 두 달 전 0.5% 금리 인하시 시장의 반응을 미국 유력 신문에서는 ‘발표 순간 3대 지수가 로케트처럼 솟아 올랐다’ 라고 표현했었다.

마지막으로 금리 동결시는(이럴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도 있다. 말하고 나니 참 스스로도 어이가 없다. 이건 그야말로 찍기인 것이다. 우리가 FRB 유력 인사들과 안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트리플 위칭 데이인 이번 주는 파생 시장 특히 옵션에서는 포지션 잡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까딱 반대선을 타면 바로 깡통이다. 오버나잇이 참 부담스러운 한 주다.

이번 주는 파생 시장에서 기술적 분석이 통하는지에 대해 논해 보도록 하겠다. 차티스트들은 차트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여러 기술적 지표(MACD, RSI, 거래량, 이격도, 이동 평균선 등)를 살피면 시장을 예측할 수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다. 투자자들이 많이 참고하는 이동 평균선은 사실 사람들의 심리가 모여 있는 지점이므로 이동 평균선 근처에 가격이 이르면 이를 방어하려는 세력과 깨뜨리려는 세력들 사이에 살벌한 공방전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중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이다.


사실 옵션에서는 이런 지지 라인이 깨지거나 저항 라인이 뚫릴 때가 그 방향으로 시세가 크게 나는 경향이 있다. 반드시 지지되리라 믿었던 라인이 붕괴되면 선물을 매수해 놨던 투자자들이 공포심에 젖어 손절매 물량이 크게 나오게 되므로 짧은 시간에 강력한 하락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러 번 저항 라인을 터치하며 밀리다가 크게 뚫어버리는 경우도 같은 원리로 짧은 시간에 강력한 상승이 올 수 있다. 필자는 앞에서 옵션의 가격은 지속성과 선물 지수 변화 강도에 비례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결국 이런 경우가 옵션에서 시세가 터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에는 선물 거래에서는 이동 평균선을 참고로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옵션 시장에서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사실 메이저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앞에 예를 든 경우는 메이저들에게는 트릭을 쓰기 딱 좋은 경우인 것이다.

예를 들어 선물 지수가 며칠간 버텨내던 20일 이동 평균선을 깨고 내려오기 시작했다고 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겁에 질려 선물 매수분을 매도쳐 손절을 시도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메이저들이 20일선을 깨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이 손절매 물량들을 유유히 받아 장 막판에 다시 위로 쳐올려 종가를 20일선 위로 돌려 놓는다면? 물론 현물의 경우는 이런 경우 팔지 않고 버텼다면 큰 문제는 벌어지지 않는다. 가격 차이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만약 이런 경우에 선물이나 옵션 포지션을 완전히 거꾸로 탔다고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20일선이 깨지는 순간 공포심에 콜옵션을 손절하고 다시 풋옵션을 매수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계좌에 돈이 남아 있기 힘들 것이니 말이다.

즉 현물에서는 장중의 출렁임이 원상 복구만 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파생 시장은 쌍방향이기 때문에 포지션의 변화를 줄 수 있어 오히려 큰 손실이 날 수도 있다. 물론 독하게 버텨 원상태로 선물 지수가 돌아왔다면 선물의 경우는 손실이 없겠으나 만기일에 가까워진 시장에서는 옵션의 프리미엄은 완전 박살이 나 있을 것이다.

원론적인 이야기인 듯 하나 결국은 분위기를 잘 살펴 본인이 판단하는 수밖에 없다. 파생 시장은 제로섬 시장이다. 승자와 패자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최종 결정을 내리는 본인이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 그게 정글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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