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준율 대폭 인상, 긴축 가속화(상보)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7.12.09 13:23
중국이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8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시중은행들의 지준율을 25일부터 1%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준율은 종전의 13.5%에서 14.5%로 높아진다.

인상된 지준율은 1987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또 1%포인트는 1회 인상 폭으로 4년래 최고다.

중국은 경기 과열 조짐에 따라 통화 긴축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인상을 포함, 올해에만 지준율을 10차례 인상했다.

◇ 긴축 정책 고삐 틀어쥔다

기록적인 무역 흑자는 오히려 중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무역 흑자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과열 우려를 부추키고 있다.

1%포인트 인상이라는 이례적인 선택은 중국 정부가 얼마나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골드만삭스 홍콩지점의 이코노미스트 리앙 홍은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준율 인상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절박함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은 이어 "지준율 인상이 인민은행의 신뢰성 제고와 인플레이션 우려 심리를 다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번 지준율 인상은 10월말 현재 37조9000억위안로 추산되는 시중은행의 위안화 예금고 중 3800억위안을 묶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 추가 긴축 조치 불가피

앞서 중국 지도층은 5일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이 내년 중국 경제의 최대 걱정거리임을 적시하고 '긴축' 통화정책 가속화를 분명히 했다.


5차례에 걸친 금리 인상, 10차례의 지준율 인상에도 불구, 인플레이션 우려와 유동성 과잉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0월 중국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6.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 가격 급등과 고유가, 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물가 급상승은 자산 버블로 연결되고 있다.

고물가 시기 은행에 돈을 예치시켜 두는 것이 손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결국 은행 대신 증시,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10월 한달 동안 가계 저축 규모는 5062억위안 줄어들었다. 반면 증시, 부동산은 버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월 이후 계속된 하락세에도 불구, CSI300지수는 연초 대비 147% 상승했으며 10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9.5% 뛰었다. 2005년 8월 이후 가장 빠른 오름세다.

인민은행의 거듭된 금리 인상에 따라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는 1998년 이후 최고인 7.29%로, 예금 금리는 3.87%로 각각 인상됐지만 자금 공급은 쉴 새없이 불어나고 있다.

자금 공급은 10월에도 전년 대비 18.5% 증가하며 9개월 연속 인민은행의 목표치 16%를 상회했다.

이에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의 대출 총량 규제라는 특단의 조치를 결정했다.

중국 상업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신규대출 증가 목표치를 올해 15%에서 내년 13%로 하향 조정했다. 농업은행을 비롯한 7개 은행에 대해서는 추가 신규 대출을 제한했다.

인민은행은 또 1년 1차례이던 시중은행의 대출계획 보고 횟수를 분기당 1차례로 확대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