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현금 150억달러 어디에 투자할까?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12.08 15:20

현금부자 애플의 처세술…M&A 등 신규 투자 단행 예상

'다음 기술 기업들중 어떤 기업이 가장 많은 현금을 갖고 있을까? ① IBM ② 휴렛팩커드 ③ 인텔 ④ 구글 ⑤ 애플'

정답은 5번 애플이다. 애플은 154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예시한 기술기업들 가운데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다.

뿐만 아니다 애플은 포천500대 기술 기업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 시스템즈를 제외하고는 현금이 가장 많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년간 50억달러를 현금 보유고에 추가하는 등 최근 미국 기업들 가운데 가장 빠른 추세로 현금이 증가하고 있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시스코와 달리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대형 인수·합병(M&A)에도 거의 나서지 않고 있다. 또 자사주를 많이 매입하지도 않는다. 지난달 애플은 이사회에서 5억달러를 사용해도 좋다는 인가를 받았지만 이보다 적은 2억1700만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는 등 짠돌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스티브 잡스는 도대체 이 막대한 현금 보유액을 어떻게 사용할 생각일까.

전문가들은 애플이 이 자금을 회사 성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풍부한 현금 보유액은 실적 보고서를 좋게 만든다. 그러나 돈이 그냥 머물러 있으면 이것도 너무 큰 낭비기 때문이다.

애플의 최고재무책임자(CIO) 피터 오펜하이머는 연초 현금보유액의 자세한 용처는 밝히지 않고 대신 수십억달러가 빅프로젝트의 자금원이 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또 자사주매입 등 주주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도 이 돈이 어디에 사용될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주주들은 이러한 자금의 일부가 미래 실적을 견인할 투자에 사용되거나 혹은 자사주매입이나 배당금 형태로 돌려받기를 원하고 있다. 기술기업들은 종종 이러한 제안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5년전 주주들의 압력에 굴복, 결국 배당을 시작했다.

물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처한 상황이 많이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올들어 15.6% 오르는데 그쳤지만, 애플의 주가는 올들어 129%나 급등했다. 애플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따로 주주들에게 보상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

애플은 연말 쇼핑 시즌동안 적어도 수십억달러의 현금을 150억달러의 현금 보유액에 추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애플은 아직까지 이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은 7일(현지시간) 애플의 과거 역사를 살펴보면 이 자금이 새로운 투자 등 M&A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은 과거 잡스앤코를 통해 소형 회사들을 인수했다. 애플은 지난 2001년 교육 소프트웨어 업체인 파워스쿨을 인수했고, 지난 2002년에는 오디오 업체인 이매직, 비디오 효과 업체인 낫싱 리얼, 방화벽 개발업체인 자얀트를 인수했다.

물론 그동안 애플의 M&A 실적은 그다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파워스쿨은 지난해 매각했고, 비디오 소프트웨어 업체인 낫싱 리얼 만이 제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거 M&A의 경험은 애플이 자금을 새로운 사업 분야에 도전을 위한 M&A에 사용할 수 있음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 업체 등이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혹은 애플이 미래 자금원을 위한 대안 투자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은 과거 힘든 시기동안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 ARM홀딩스 등에 투자했다. 이 자금은 애플이 필요할때 긴요한 돈 줄이 돼줬다.

애플이 먼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에 나설 유인은 많지 않다. 이미 주가 상승 효과로 주가들을 즐겁게 만든 애플로서는 주주들이 거세게 밀어 붙이지 않는 이상 먼저 자사주매입이나 배당을 시행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한번 배당금을 지급하게 되면 앞으로 계속 지급해야하며 자사주 매입 역시 마찬가지다.

스티브 잡스가 전통을 깨뜨리는 별난 행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큰 기업들의 M&A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웬만한 기업들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애플의 현금 보유액은 충분히 남아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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