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대한화재 인수…손보시장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김성희 기자 | 2007.12.07 14:23

대한화재, 일반보험영업 탄력받을 듯..유통망·카드사 연계 개인보험 시너지 기대

대주그룹이 롯데그룹과 대한화재 지분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대한화재는 대주건설로 주인이 바뀐지 6년만에 새주인을 맞게 됐다.

특히 대한화재를 인수하는 곳이 대기업인 롯데그룹이라는 점에서 손보업계에 새로운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7일 대주그룹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대주그룹이 6일 롯데그룹(호텔롯데 컨소시움)과 대한화재 지분매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번 매각으로 대주그룹 계열 대한시멘트, 대한페이퍼텍과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이 보유중인 57%의 대한화재 지분 전량이 롯데그룹에 양도된다"고 밝혔다.

양측은 법적 구속력을 갖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3주간의 세부 실사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한화재는 손보업계에서 9위권을 달리는 소형사다. 그러나 대기업인 롯데그룹으로의 매각은 대한화재의 위상에 큰 변화를 주고, 손보업계를 재편하는 역할까지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대한화재, 날개를 달다=10월말 현재 대한화재는 4813억원의 매출(원수보험료)과 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9월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155.8%로 비교적 양호하다. 총 직원수는 7일 현재 1098명, 영업조직은 3300명 수준이다.

대한화재의 시장점유율은 2.7%이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대한화재를 인수하면 얘기는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부분은 대한화재의 일반손해보험 계약이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롯데그룹의 일반보험 물건은 300억~400억원 수준이다. LIG손해보험이 이중 30%를 인수하고 있고, 동부화재가 17%로 뒤를 잇고 있다.

이들에게 나눠준 그룹물건이 상당부분 대한화재로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이 공장 등이 적어 다른 대기업에 비해 일반보험 규모가 크지 않지만 하청업체까지 고려한다면 롯데그룹과 관련한 일반보험 규모는 5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청업체의 모든 물건이 대한화재로 넘어오지는 않겠지만 그중 절반 가량만 옮기더라도 대한화재는 큰 힘을 받을 것"이라며 "대한화재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보험의 경우 더욱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망을 보험 마케팅과 연계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보험사에서는 보기 힘든 새로운 기법의 마케팅을 선보일 경우 보험업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휴카드를 발급하는 형태의 고객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

◇보험업계 판도 재편 가져올듯=대한화재가 롯데그룹에 편입될 경우 사명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롯데라는 브랜드가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손보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사람들이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대한화재가 영업을 할 때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그룹의 손보시장 진출은 손보산업의 지각변동에 불을 댕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농협이 공개적으로 손해보험업을 시작했고,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손보사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롯데그룹의 가세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손보시장은 그동안 4개 대형사와 1개 중형사, 5개 소형사 형태가 큰 변동없이 유지돼 왔지만 롯데그룹에 이어 은행이 손보시장에 들어오고 AXA에 이어 뮌헨재보험 등 외국사까지 가세할 경우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가세로 손보사끼리 합종연횡하는 M&A(인수합병)가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손보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같이 대형화로 가야하는데 대기업이 추가로 들어올 경우 손보사끼리 M&A가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 보험시장은 생·손보를 막론하고 규모에 비해 보험사수가 너무 많다"며 "소형사끼리 뭉치는 형태나 대형사가 소형사를 인수하는 형태의 대형화가 추진돼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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