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없는 병동.."환자.병원 모두 만족"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7.12.10 09:14

하루 1만8000원 내고 간병서비스 받아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환자를 간병하는 일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특히, 가족이 입원할 경우 병실을 지키며 간병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렇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 환자를 보다 효과적으로 케어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5월 '보호자없는 병원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사업 추진 후 6개월 남짓한 시간이 흐른 지금, '보호자없는 병동'에 입원해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병원이 제공하는 간병서비스에 크게 만족하고 있었다. 따로 가족이 간병을 위해 머물러있을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전보다 쾌적하고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평이다.

1년동안 시행되는 이 시범사업은 건국대병원, 한양대병원, 단국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4곳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건국대병원이 가장 많은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총 8개 진료과에서 8개 병실(40병상)을 운영하고 있는 건국대병원 보호자없는 병동을 찾아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건국대병원은 총 8개 진료과에서 8개 병실(40병상)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평균 80%, 간병 수요가 많은 정형외과나 외과 등은 90% 이상의 병상가동률을 보이고 있었다.

보호자없는 병동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다. 몸이 아픈 가족을 손수 간병하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정서가 아직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때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환자는 물론 간병인, 병원측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애 건국대병원 간호부 교육행정팀장은 "전문간병인들의 케어를 받는 만큼 가족들보다 훨씬 전문적으로 환자 상태를 점검해줄 수 있다"며 "보호자 침대 등 불필요한 가구들이 제거돼 병실환경도 상당히 쾌적하다"고 밝혔다. 조용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단다.


간병의 질이 높은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병실 당 1명씩 배치되는 전문간병인들은 투입 전 교육기관에서 100시간 이상 이론과 실습 교육을 마치게 돼있다. 1병실 당 4명이 배정되며,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한다. 병원측에 따르면 보통 사설간병인이나 가족들은 24시간 환자옆을 지키기 때문에 밤시간에는 환자와 함께 잠드는 일이 많다. 따라서 밤에 환자가 혼자 화장실 등으로 이동하는 경우 낙상 등 사고가 빈번하다고 한다.

간병인들은 보통 목욕, 세안, 양치 등 환자의 위생관리부터 식사보조, 대소변돕기, 이동시 보조, 체위변경, 치료 및 검사보조, 투약 보조, 체중 및 섭취량 기록, 마사지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또, 환자 취침시 병실 안쪽 입구에 대기하며 15분 마다 환자 상태를 관찰하게 돼있다.

이같은 일련의 활동은 담당간호사가 별도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수시로 점검한다. 김 팀장은 "사설간병인의 경우 환자측이 직접 고용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관리할 근거가 없었다"며 "보호자없는 병동에서는 담당간호사가 관리감독하는 만큼 내 가족을 보다 더 믿고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환자들은 하루에 1만8000원만 내면 된다. 사설간병인 이용시 5만5000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때 훨씬 싼 금액이다.

환자들이 낸 비용은 전액 노동부에서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예산을 지원받는 '실업극복국민재단'이 관리한다. 이곳에서 환자들이 부담한 비용과 노동부가 지원한 예산을 모아 간병인들에게 월급을 지급한다. 간병인력 투입부터 관리까지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사설간병인으로 일할경우 일당제로 임금을 받는 만큼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점을 감안할때 간병인력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제도를 보다 확대시키기 위해 병원 측은 '인식개선'을 가장 먼저 꼽았다. 아직까진 '보호자없는 병동'에 가족을 맡기는 것에 대해 '방치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홍보에 힘을 더 쏟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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