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3 '승기굳히기' vs '반전모색'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7.12.06 19:27

이명박 대세론 확산..鄭.昌, BBK 불씨 살리려 안간힘

검찰의 BBK 수사 발표를 계기로 대선 판세가 큰 갈림길에 접어들고 있다. 여론지지도가 급상승해 과반에 육박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진영은 "대세가 이미 기울었다"며 '대세론' 확산에 나섰다.

반면 정동영,이회창,문국현 후보 등은 '반이(反李)' 전선 구축을 통해 세 쏠림 저지에 나섰다. 하지만 핵심이 돼야 할 정동영,이회창 후보 진영이 '민주평화개혁세력' '정통보수세력'으로 연대세력을 제한해 무게가 실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명박 BBK 발표후 지지율 급등 = 이명박 후보가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등 'BBK 무혐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6일 CBS와 리얼미터가 전화면접 방식으로 대선 후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명박 후보는 45.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주 보다 6.1%포인트 올랐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순위는 뒤바뀌었다. 정동영 후보가 전주보다 6.9%포인트 상승한 18.5%로 2위에, 이회창 후보는 7.1%포인트가 빠진 13.1%로 3위로 내려앉았다. CBS 조사에서 부동층은 13.6%였다.

한국경제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BBK 무혐의' 순풍을 탔다. 지난 조사 당시 38.5%였던 이명박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42.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4.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7.5%포인트 하락했다. 20.6%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13.1%로 크게 무너졌다.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 변화는 미미했다. 지난 조사에서 12.5%였던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1.5%포인트 소폭 하락한 11%를 기록했다. 문화일보 조사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지난달 27일보다 5.1% 포인트 상승한 44.7%로 독주 체제를 갖췄고, 이회창,정동영 후보는 20.8%, 16.9%로 지난 조사보다 각각 0.2%포인트,0.9%포인트 떨어졌다.

여론조사 결과 김경준씨의 귀국과 BBK 연루의혹, 경쟁 후보들의 맹공으로 30% 후반대까지 빠졌던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검찰 조사 발표후 40% 초중반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이명박 대세론'이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명박 지지선언 봇물 = 여론조사만 상승한게 아니다. 6일 하루동안 각계각층의 지지선언이 쏟아졌다.

김종필 전 총재는 이날 이명박 후보 공식 지지를 선언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김 전 총재는 청구동 자택을 찾은 이 후보가 "잘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어제도 내가 (이 후보와) 전화통화에서 일조하겠다고 밝혔다"며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한나라당 선대위 명예고문직을 수락하고 즉석에서 한나라당 입당서에 서명했다. 이명박 후보측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와의 단일화에 성공한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견제하고 충청표를 공략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방송,영화,공연 등 대중문화예술인 38명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다수가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를 도입하는 데 최고의 적임자인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지 명단에는 일반에 익숙한 탤런트 최불암 이순재 최수종 김원희 차태현, 가수 김건모 홍경민, 영화배우 정준호 김선아 개그맨 겸 MC 이경규 이휘재씨 등의 이름이 올랐다.

이밖에 정보통신(IT) 분야의 대학교수와 업계 전문가 등 1500여명,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회장단,공인중개사협회 회장단,한국전력 KPS 노동조합 등도 "어려운 나라 경제를 살리고 실업을 해소하는 적임자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대세론' 확산에 나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정동영, 이회창 후보에 대한 분노가 결국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로 바뀌고 있다"며 "날이 갈수록 이 후보의 지지도는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BBK 무혐의 발표가 있자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대세는 이 후보로 기울었다"고 주장했다.


◇鄭 "수구부패 막기위해 모두 연대하자" =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구부패 정치세력, 일부 수구언론 그리고 특정 재벌 등이 수구부패 동맹 전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며 "검찰은 수사를 한 것이 아니라 거대한 수구부패동맹의 편짜기에 가담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어제 우리는 검찰의 BBK 수사결과를 지켜보면서 무서운 시대가 다시 오고 있다는 전율을 느꼈다"며 "마치 검찰이 아니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선대위의 발표문을 듣는 것 같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는 "진실 은폐 뒤에 거대한 음모가 작동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모든 권력기관이 5공시절 전두환에게 복종했듯이 검찰은 이 후보에게 보란듯이 줄을 섰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수구부패 동맹의 전면 등장을 막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작은 이해관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연대와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그러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와도 함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수구부패동맹의 집권을 막기 위한 세력연대는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연대를 말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당은 5일에 이어 이날도 명동과 광화문에서 검찰 규탄대회를 열어 이명박 후보와 검찰을 강력히 성토했다.

◇昌 "사즉생의 각오로 나선다" =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진영은 BBK 검찰 수사 발표후 지지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나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BBK 뇌관이 불발되자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획기적인 묘수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5일과 6일 유세일정을 모두 취소했던 이회창 후보는 7일 "사즉생의 각오로 대선 필승 결의를 다지겠다"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당초 7일 전남 여수에서 지방 유세일정을 재개키로 했던 이 후보는 일정을 급히 변경해 충남 아산에 있는 현충사를 방문, 참배한 뒤 이같은 각오를 밝히기로 했다. 이흥주 홍보팀장은 "한나라당이 후보 사퇴 압박을 가하는 등 여러가지 상황에서 정말 다른 결심을 가지고 앞으로 남은 12일을 선거전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후보 본인이 각오를 다시 다지고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회창 후보측은 "정동영 후보 측과의 연대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혜연 대변인은 "연대를 하더라도 정통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 반부패세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BBK 의혹 조사 등 실무적인 협력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김정술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신당 의원들과 함께 서울중앙지검 변호인 접견실에서 김경준씨를 면회했다. 김씨는 이자리에서도 "검찰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주면 형량을 낮춰주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씨는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진술한 것을 후회한다. 12~16년 살아야 하니까 무척 겁이 났다. 어떻게든 살고 싶은 마음에 협조했다"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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