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그룹 성공할까

더벨 김민열 기자 | 2007.12.06 17:30

진입은 했지만 대형사와 격차 커..롯데카드도 아직 하위권

이 기사는 12월06일(17:2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미디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결국 대한화재 인수전의 최후 승자가 됐다. 유통과 식품사업의 성장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그룹으로 변신의 꾀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교두보 마련에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롯데의 유통 인프라가 금융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5위 메리츠와 수입보험료 격차 7200억원...단기간 5위권 진입 불가능

대한화재는 지난해 매출 7113억원, 순이익 72억원, 총자산 1조250억원. 손해보험 시장점유율(보험료수입기준)은 2.7%에 불과하다. 롯데 안팎에서는 인수 이후 단기간에 하위권에서 손보업계 5위권으로 뛰어 오를 것이라는 긍정론이 나오고 있다.

연간 500억원에 달하는 롯데 그룹 계열사 자체 보험 물량과 홈쇼핑ㆍ카드사와 같은 판매망을 총동원할 경우 수년 내에 10%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현실을 감안할 때 꿈 같은 이야기다. 손해보험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 등 대형 4사를 시장점유율과 워낙 격차가 큰데다 5위를 기록중인 메리츠와도 한참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메리츠의 보유보험료(수입보험료에서 지급보험료 차감)는 3600억원. 같은 기간 대한화재는 179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 계열사들의 연간 보험료(500억원)를 모두 몰아준다고 해도 연간 7200억원이 넘는 격차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불가능하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의 보험료를 취급하던 동부화재가 타격을 입겠지만 이번 인수가 손보업계 지각변동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동차 보험시장이 포화상태 인데다 외국계까지 가세하고 있어 롯데가 단기간에 뭔가를 보여주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5년간 롯데카드 계열사 몰아주기에도 불구 여전히 하위권

지난 2002년말 롯데가 인수한 동양카드의 성장세를 봐도 이 같은 짐작을 가능케 한다. 인수 1년만에 롯데쇼핑의 카드사업부문 통합해 9000억원이던 카드자산이 지난해말 3조원대로 늘어나는 등 최근 5년 평균 1조8178억원의 높은 자산 증가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상위권 전업 카드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후발주자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당기순이익 732억원, 조정자기자본비율 25.63% 등으로 업계 평균치인 1조9304억원, 28.66%에 훨씬 못 미친다.

자산건전성(연체율 1.77%. 업계 평균 4.77%) 분야만 앞서 있을 뿐 작은 외형에 대한 고민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영업 및 조달측면에서의 지원강도가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데다 당장 내년 상반기중 지난해 기록한 당기순이익(1606억원)을 웃도는 규모(175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되는 악재도 남아있다.

지난 95년에 설립한 할부금융사 롯데캐피탈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9월말 현재 롯데캐피탈의 할부금융 자산은 446억원으로 업계 최하위권이며 올들어 할부실적도 90억원대로 중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산운용업 진출도 수개월째 답보상태

2009년 시행될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을 겨냥해 수개월전부터 롯데그룹 내 자산운용사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못 내고 있다. 증권업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자산운용사 인수시도가 답보상태를 보이자 신규설립도 검토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가격인하를 위한 포석으로 이해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와 백화점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금융업에서 단기적인 성장세를 구현했지만 업계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통상 금융그룹이란 은행, 보험, 증권 가운데 2개 이상의 영역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활동하는 것을 뜻하는데 롯데의 금융 계열사들이 마이너이기 때문이다.

롯데가 거느린 금융계열사는 대한화재를 포함해 카드, 캐피탈 등 3곳으로 총자산이 5조5700억원에 달한다. 대표적인 기업금융그룹인 삼성의 경우 증권, 생보, 손보, 카드 등 5개 금융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으며 총자산만 144조원에 달한다. 한화 역시 4개 금융계열사에 총자산 47조6087억원, 동부 5개 금융계열사에 10조3609억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포화단계에 이른 금융시장에서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의 한계를 롯데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도처에 깔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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