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주식형펀드 100조시대

이창훈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  | 2007.12.07 12:58
단군 역사 이래 요즘처럼 '펀드'(Fund)라는 단어가 자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 적이 없는 것 같다. 신문은 물론 텔레비전 오락 프로그램에도 펀드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야말로 소위 돈 버는 일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펀드가 투자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자산운용 업계의 펀드 수탁고가 은행의 예금 규모를 상회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현재 펀드 총수탁고는 300조원을 상회하고 있고 주식형펀드의 규모 역시 10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적립식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이전에는 부유층이나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펀드 투자가 일반 서민들의 생활 속으로 보다 밀접하게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펀드의 부상은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우선은 우리나라 인구 구조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베이비 붐'(Baby Boom) 시대에 태어난 40대와 50대 인구의 증가가 이뤄지고 있고, 우리 사회도 고령화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 시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준비를 하기를 원한다. 또한 현재의 40~50대 세대의 사람들은 1980년대 후반 주식시장의 활황을 경험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에 이미 어느 정도 익숙해져 온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금융 지식을 바탕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른 하나는 전세계적인 저금리 현상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지난 수년간 주식을 포함해 실물자산, 부동산 등 위험자산의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시현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에 투자한 고객들은 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향유할 수 있었고, 향후에도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리라는 기대 심리에 의해 펀드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가계 금융자산의 고수익 투자 수단으로의 분산과 국내 시장을 넘어 국제 분산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펀드의 부상은 국민경제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제는 한국의 안방에서 펀드 투자를 통해 중국, 동유럽은 물론 멀리는 남미 경제의 호조에 따른 과실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원유나 금, 구리, 아연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의 과실 역시 나누어 가질 수도 있게 되었다. 국민 개개인의 부를 증대시킨다는 측면에서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펀드산업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서는 되돌아 보아야 할 점도 많이 있다.
무엇보다 높은 수익률은 항상 손실위험의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고'(Go)! '고'(Go)를 외치며 높은 수익률을 계속 추구하다가는 언젠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이 투자하는 펀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재무 목표에 맞는 상품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펀드를 투자 운용하고 판매하는 회사들은 항상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며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여야 한다. 회사의 이익을 고객의 이익에 우선시할 때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되고 이는 자산운용 산업의 위축으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객을 펀드 판매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충실한 투자 상담자로서 고객의 재무적 필요를 해결하는 금융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다하여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어쩌면 너무 빠르게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모른다. 이제는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점검해야 될 때이다. 그래야만 새로운 펀드산업의 미래를 향해 다시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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