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국부펀드 열풍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7.12.06 14:56

선진국 일본도 국부펀드 동참

전세계에 국부펀드(SWF, Sovereign Wealth Fund)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이 지난 9월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투자공사를 출범시킨데 이어 10월에는 리비아가 리비아투자공사를 설립했다. 러시아도 내년 2월 국부펀드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선진국 일본도 국부펀드 대열에 동참했다.

선진국은 이미 국부가 충분하기 때문에 국부펀드를 운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일본은 외환보유액이 1조 달러에 가까운 데다 아시아 대부분 나라가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국부펀드를 설립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IMF에 따르면 글로벌 국부펀드 규모는 현재 약 2조9000억 달러로 글로벌 외환보유액의 60%를 차지한다. 1조5000억 달러 규모인 전세계 헤지펀드 규모의 2배 수준이다. 2011년 이면 국부펀드의 규모는 8조달러에 육박할 전망이다.

◇ 신흥국 위주 국부펀드 열풍, 선진국 일본 동참

국부펀드는 아시아와 중동을 비롯한 신흥 시장 국가들이 주로 조성해 왔다. 이들은 석유 수출과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벌어들인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등에 엎고 잇따라 국부펀드를 출범, 국제 금융시장에서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례적으로 선진국 일본이 국부펀드 출범 의사를 밝혔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은 내년초까지 국부펀드 설립 계획안을 마무리 지은 후 연내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전체 외환보유액 가운데 1000억 달러 정도를 펀드 자본금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10월말 현재 일본의 외환보유액은 9545억 달러다.

일본은 사실 일찍부터 국부펀드 설립을 준비해왔다. 그러던 중 최근 신흥 시장 국부펀드들이 서브프라임발 신용 경색으로 가치가 폭락한 미국 등 선진국 기업과 부동산을 마구 사들이는데 자극을 받아 펀드 조성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인다.

타무라 고타로 자민당 의원은 "중동을 비롯한 국가들이 국부펀드를 이용해 값이 떨어진 미국 자산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외환이 풍부해 투자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9월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를 공식 출범시켰다. 중국 국부펀드의 자본금은 2000억 달러로 전세계에 국부펀드 '경계령'을 발동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약 1조4000억 달러로 마음만 먹으면 중국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들일 수 있다.


최근에는 리비아가 400억 달러 규모의 리비아투자공사를 설립했고 러시아도 내년 180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보도했다.

중동의 산유국들은 대부분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한국도 KIC를 설립,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국부펀드는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테마섹을 벤치마크로 하고 있으며, 테마섹은 국내외의 과감한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올려 국부펀드의 모범이 되고 있다.

◇ 국부펀드, 기대 반 우려 반

국부펀드를 바라보는 세계 자본시장의 시선은 이중적이다. 일부는 신용 경색 여파로 부진한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 국부펀드가 활력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가 미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의 아부다비투자청(ADIA)은 지난달 신용 위기에 빠진 씨티그룹에 75억 달러를 투자키로 해 씨티그룹의 숨통을 틔워줬다.

기대 만큼 우려도 크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국부펀드가 폐쇄적이어서 정확한 집계가 어렵고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국가가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정치적 고려가 개입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월 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모임에서 G7은 한국과 중국, 노르웨이,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8개국 재무장관들에게 "국부펀드는 예측 가능하게 운용돼야 한다"며 투명성 제고를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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