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통신주 급등의 의미는…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12.05 17:31

미운오리새끼의 '급등'…방어용? 키맞추기? 해석 분분

'미운오리새끼'로 분류되던 통신주가 급등했다. '무거운 주식'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KT가 하루만에 8.23%급등했으니 거의 '날아간'수준이다.

그것도 줄기차게 팔아대던 외국인이 10일만에 대규모 매수세로 돌아섰다.

KT뿐 아니다. KTF역시 5.07%급등했고, SK텔레콤도 3.05%껑충 뛰었다.

의미가 뭘까.

한 외국계 증권사 전무는 "KT의 방어적 성격과 연말 배당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했다.

방어주. 장이 불안할 수록 빛을 발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주가의 상승탄력은 크지 않더라도 배당 등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하락장에서 선전한다. 그런 KT에 대한 강한 수요가 주가를 하루만에 8.23%나 끌어올린 것이다.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치투자의 전도사로 불리는 이채원 전무는 전일 "앞으로 2배정도 오를 수 있는 여력을 가진 업종이 뭐가 있을까요"하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없이 '통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발 증시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방어주인 통신주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아직 평가를 내리긴 시기상조지만 예상은 첫날부터 들어맞고 있다.

그렇다면 통신주의 저평가 매력이 뒤늦게 빛을 발하는 것일까. 아니면 증시가 부정적이기때문에 방어주로 빨리 갈아타려는 것일까.

일단 KT주식을 하루만에 32만1345주를 걷어간 외인들의 투심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보인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글로벌투자전략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금융섹터의 실적악화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때문에 미국 소비에 영향을 받는 한국주식도 '비중축소'를 주문했다.


FRB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반면 실적을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주당순이익(EPS)성장률 컨센서스는 16%상승이지만, 거꾸로 5%~10%의 감소까지 악화될 수 있다는 것. 금융주 주가도 20%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 경제가 침체(recession)를 면하더라도 마진 감소로 인한 실적악화와, 수익성 감소로 인한 소비 둔화라는 두가지 악재를 맞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2008년 가을을 정점으로 중국이 '소프트랜딩(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칭 왕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등 해외수요의 감소로 인해 수출부문의 성장세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내수의 증가가 수출감소를 상쇄하는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내수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국내증권가에서도 충분히 묻어나고 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앞으로 2년간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코스피 기준으로 2008년은 2500, 2009년은 3000에 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의 낙관론의 근거는 '아시아 시장의 프리미엄'. 우려를 낳고 있는 미국의 경기부진은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며, (초기단계에 있는) 중국의 버블로 인한 중국 경제가 붕괴될 가능성도 낮다는 관측에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10년 설비투자순환인 주글라파동을 그리고 있으며, 아직 2년 정도가 상승흐름에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미국발 소비부진을 중국발 소비성장이 상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채원 전무 역시 "시장이 비관적으로 흐르더라도 한국증시는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통신주의 주가상승을 놓고, '증시 하락에서 숨기위한 방편'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일부 업종에 국한됐던 과다한 급등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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