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사절" 아이 안받는 산부인과 62%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 2007.12.06 13:34
아기를 받지않는 산부인과가 확산, 머지않아 아이를 낳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원정출산'을 떠나야 한다는 우려섞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6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대한산부인과의사회의 의뢰를 받아 161개 산부인과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분만환자를 안받는 곳이 6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의사의 경우 93.6%가 분만환자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산부인과 전공의 중 다수가 여의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분만의료 제공인력의 절대적 부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관련 2008년 전공의 모집 결과 산부인과는 186명 모집에 92명만이 지원해 정원의 반도 채우지 못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측은 이에 대해 "분만시설을 운영할 경우 매출은 높아질지 모르겠지만 의료사고율과 시설 투자비는 높고 분만수가는 낮아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조사결과 분만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곳 중 최근 5년 내 의료사고를 경험한 곳이 70%였으며, 사고 1회당 보상금이 5000만원을 초과하는 비율은 48.7%에 달했다.


이렇듯 분만환자를 받지 않고 외래진료서비스만 제공하는 의원의 기관당 월 평균매출액은 1387만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득세비용 차감전 순이익은 339만원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액 및 순이익은 세무보고용 손익계산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같은 경영난에 대해 응답자 중 63.8%는 '어렵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계속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의료업을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이 8.8%, '외국으로 이민가고싶다'는 응답도 3.8%였다.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으로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비만과 요실금 등으로 진료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69%와 여성의 65.2%가 진료영역을 확장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으며, 특히 조사에 참여한 30대 의사는 모두 진료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이에 대해 "이제 갓 의료의 최일선에서 산부인과 진료를 시작한 의사들이 그 능력을 축적하기도 전에 진료영역을 피부미용 등 타진료과목으로 확장한다면 한국의 산부인과 의학은 설 땅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한산부인과 의사회는 "저출산, 저수가, 의료분쟁의 삼중고 속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산부인과를 집단이기주의라는 좁은 시각으로만 보지말라"며 "동네 산부인과가 사라져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책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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