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수사결과=대통령 당선증?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7.12.05 16:28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짓눌리고 짓눌렸던 무거운 짐을 내려놨다. 검찰이 5일 BBK 및 (주)다스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대선 레이스 내내 40% 이상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하면서도 BBK 의혹으로 밤잠을 설치던 이 후보에게 검찰의 '공식 면죄부'는 사실상의 '대통령 당선증'인 셈이다.

대선일까지 남은 날은 정확히 14일. 그러나 게임은 끝났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1년 넘게 이어온 '이명박 대세론'이 더욱탄력을 받게 된 상황 덕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 내외. BBK 전 대표인 김경준씨 귀국과 검찰의 본격 수사 이전 50%에 육박했을 때보단 빠졌지만 2, 3위 후보들과 격차는 두 배가 넘는다.

BBK 의혹 등으로 조정을 받을 때조차 40%대를 유지한 만큼 이제 과반 득표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BBK 혈전'의 승자인 한나라당은 물론 패자 진영에서도 "사실상 게임이 끝난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이 후보는 무엇보다 '경제'라는 이슈를 선점,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한 게 큰 자산이다. 게다가 BBK 관련 혐의를 떨치면서 대세론에 날개를 달게 됐다. 위장 전입 등 여러 흠도 BBK 무혐의와 함께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나라당과 이 후보는 사실상 대선 승리를 선언하는 분위기다. "이 후보와 BBK가 무관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상 이제는 대선 승리만 남았다(이 후보 핵심 측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겉으로는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대세론에 심취해 자칫 자만하거나 나태해질 경우 다잡은 승리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명박 후보가 이날 수사결과 발표 이후 열린 중앙 선대위 회의에서 "앞으로 정책과 공약을 좀 더 꼼꼼이 챙기라"고 당에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책'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 대선 승리를 확실히 거머쥐겠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BBK 의혹을 집중 제기해 온 여권과 이회창 후보측을 향한 여론의 '역풍'도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다. '정치공작'을 파헤치겠다며 신당을 향해 법적 대응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칼을 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회창 후보에게는 '명분없는 출마'를 접고 후보를 사퇴하라고 압박에 나섰다. 대세론을 확실히 굳히겠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표가 BBK 수사 발표 이후 이 후보를 '확실히' 밀어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 후보에겐 고무적이다. 박 전 대표측은 이 후보의 BBK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드러남에 따라 '소극적 지지' 입장에서 '적극 지지'쪽으로 방향을 틀 전망이다.

다만 범여권의 후보 단일화가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대세론'을 경계하는 여론 심리가 확산될 경우 범여권의 진보, 개혁 세력이 결집하면서 만만찮은 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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