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 직후 가진 중앙선거대책위 회의 모습을 나타낸 이 후보는 웃음을 한껏 머금은 표정을 짓는 것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당사 6층의 후보실을 나설 때는 후보실 앞을 가득 채운 기자들을 향해 "어, 왜 이렇게 많이 왔어"라고 농담을 던지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검찰 수사결과 발표를 후보실에서 TV를 통해 지켜봤다. 한나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후보는 수사결과 발표 직후 각계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향후 선거운동 방향 등에 대해 상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호영 수행실장과 나경원 대변인 등 당 관계자들은 수사결과 발표 직후 후보실을 바쁘게 드나들며 중앙선대위에서 이 후보가 발표할 입장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공식적인 자리에선 BBK 수사결과에 크게 안도하거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회의 시작전 미소를 띤 게 전부였다.
그는 중앙선대위 회의에서도 지지해준 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원칙적인 언급을 했을 뿐이다.
이어진 첫 외부 공식행사에서도 이같은 모습은 그대로 반복됐다. 이 후보는 첫 외부 행사로 수사결과 발표와 무관한 KBS 특별기획전 백남준 전을 참관했다. BBK 의혹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사실상 대선승리를 확정지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위기도 읽혀진다. 최대 고비였던 BBK 의혹을 예상 이상으로 깨끗하게 해결한 만큼 승리의 분위기 속에서 '표정 관리'에 바쁜 모습이다.
특별기획전에 참석한 이 후보가 백씨의 작품 '자화상' 옆에서 사진을 찍기 위한 포즈를 취하자 옆에 있던 정병국 한나라당 선대위 홍보기획본부장은 손가락으로 승리를 나타내는 브이(V)자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브이(V)자는 기호 2번인 이 후보가 평소 유세에서 잘 취하는 포즈 중 하나다. 그러자 이 후보는 "그건 너무 정치적이라서 안돼. 예술 앞에서 너무 정치적이면 되겠나"라고 말해 주위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 후보 자신에게서도 나타난다. 이날 오전에 있었던 대한관광협회와의 간담회에서 공약제약서를 전달받고 "선거 끝나고 연말에 모여 정책 회의도 하고 인수위에도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사실상 대선 승리를 확정짓는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6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향후 선거운동 방향을 천명하는 기자회견이다. 또 오후 2시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과 전국의 당협위원장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 그동안 지지해준 당원들께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실상 대선승리를 확정짓는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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