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5일 전날보다 2.16% 내린 6만3400원으로 마감됐다. 시가총액은 21조3262억원으로 6위로 떨어졌다.
반면 SK텔레콤은 3.05% 오른 27만원(시가총액 21조6381억원)으로 5위로 올라섰다. 국민은행이 사흘 연속 하락한데 비해 SK텔레콤은 5일 연속 상승한 결과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5년 말 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후 외환은행 인수 무산, 경쟁은행의 외형확대(신한지주의 LG카드 인수 등) 등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순위는 한 단계씩 밀렸다.
포스코가 철강주의 재평가를 바탕으로 국민은행을 제쳤고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의 호황을 바탕으로 순항을 지속해 순위가 뒤집혔다. 한국전력과의 시가총액 순위 역전은 한전의 약진보다는 국민은행의 주가 퇴보에서 비롯된 결과다.
코스피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위권에 3개사나 올랐던 은행주 전성시대도 옛말이 됐다. 우리금융은 LG전자, 두산중공업, KT, LG, 신세계(이상 11 ~ 15위) 등에 밀리며 16위까지 떨어졌다.
은행주 중에서 그나마 성장성을 인정받던 신한지주(시가총액 7위)도 LG필립스LCD(8위)와의 격차가 2000억여원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시가총액 6조3000억원)은 미래에셋증권(6조5680억원)에 밀리고 있다.
증권사들은 은행주가 예금 이탈과 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 등으로 순익 하락이 예상되는데 비해 통신, 기계, 조선 등 타 업종은 업계 재편, 순익 개선 전망 등으로 대조가 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은행들이 유동성 비율 준수를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이고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 시장 위축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은행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춘 노무라증권은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상징되는 3분기 실적 부진이 주가 약세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마진 회복은 빨라야 내년 하반기쯤 가능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SK증권도 은행주가 가격메리트가 있긴 하지만 상승세로 전환될 만큼의 계기가 존재하지 않아 당분간 박스권 흐름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민은행 등이 고배당 매력이 있고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되는 만큼 안전 투자를 원하는 이들은 은행주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일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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