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뉴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과반수인 52%는 이번 대선 최대 관심사로 경제문제를 지목했다. 테러, 사회, 도덕 문제를 최대 관심사로 꼽은 응답자는 34%에 불과했다. 지난 2004년 대선과 정반대 양상이다.
경제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민심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7월 WSJ/NBC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을 이미 두자릿수차로 따돌렸다.
경기 우려가 거듭되고 있는 데 따라 공화당 골수 지지층의 이반도 심화되고 있다.
공화당 지지자를 자처한 플로리다주 탬파의 파산전문 변호사 데일 올브라이트(30)는 4일(현지시간) WSJ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지지 의사를 밝혔다.
올브라이트는 지난 수개월 동안 고객들이 모기지, 카드 빚, 높은 의료비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봐왔다며 경제가 최대 화두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해외에 파병된) 우리 군대를 철수시키는 것도 중요하고 테러 문제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나를 (가장) 두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지자인 버지니아주 뉴마켓의 어마 립스컴(79) 역시 이번 대선에서 난생 처음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립스컴은 이번 겨울 첫달 난방비가 지난 겨울의 2배인 300달러에 달했으며 의료비 부담 증가에도 불구, 사회복지 혜택은 제자리 걸음만을 계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력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주택차압 90일 유예, 모기지론 금리 5년 동결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배럭 오바마 의원은 공화당이 강조하고 있는 불법 이민 문제에도 미 국민들의 경제 불안이 배어 있다며 공화당을 한층 옥죄고 있다.
그는 불법 이민 문제가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발로한다며 결국 불법 이민 문제와 일자리 문제가 맞물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공화당은 여전히 낙태, 동성애자 인권, 불법 이민, 총기 규제 등 다른 사회 문제로 유권자들의 눈과 귀가 옮겨가길 바라고 있다.
1992년 대선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로 활약했던 제임스 칼라일은 16년 전 상황과 지금이 닮아 있다고 귀띔했다.
당시 민주당이 내세운 선거 슬로건은 '바보들아 문제는 경제야'(The Economy, Stipid).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슬로건을 앞세워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실패를 공격하며 정권 교체를 이뤘다.
다시 경제가 대선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16년만에 같은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